법정 이자율 상한선

법정 이자율 상한선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위기에 놓인 1, 2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는 일단 과거와 똑같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에 대비해 자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을 대폭 줄일 것이란 예상은 일단 빗나간 것이다.

영업정지 가능성과는 관계없이 고객들의 대출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처음 콜센터에 대출 신청을 한 후 1시간이 지나서야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대출상담사는 "영업정지 이야기가 나오는 등 내부적으로는 약간의 위기감도 있지만 대출 신청자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원은 먼저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거주 주소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청자 명의로 가입한 인터넷이나 케이블TV가 있는지 물어왔다. 향후 연체됐을 경우 빚 독촉을 위해 신청 주소와 주민등록상 주소가 동일한지를 확인하는 절차인 듯싶었다. 돈을 안 갚았다가는 정말 큰일나겠구나 하는 공포감도 들었다.

이후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만기는 1년에 최대 한도는 3000만원, 금리는 연 33.945%며, 수수료는 없고 다른 대부업체에 대출이 있으면 승인이 어렵다는 설명이 끝나고 신용조회 단계로 넘어갔다. 대부업체에서 신용정보를 조회하기 위해서는 신용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아야 하지만 녹음으로 대체하겠다는 제안이 수화기에서 흘러나왔다.

"동의한다"고 말하자 신용조회가 진행됐다. 조회라고 해봐야 신용등급 정보와 다른 대부업체 대출 기록을 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순식간이었다.

서울 명동에 있는 러시앤캐시 지점에서 돌아오는 답변도 비슷했다. 여느 때처럼 대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대부업체 대출이 대부분 콜센터나 인터넷, 중개업자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지점 분위기는 한산했지만 끊임없이 걸려오는 대출상담 전화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미묘한 변화 기류도 감지됐다. 지점 창구의 한 직원은 "최근 전산상으로 대출 심사가 강화됐고 대출한도 선정도 보다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최저등급이면 대출이 어렵고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대출금액은 약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업정지 위기에 처한 대형 대부업체들이 대출을 서서히 옥죌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양석승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대부업체 리딩컴퍼니들이 이자를 한도보다 많이 받는 등 잘못한 것은 있지만 영업정지는 부당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금융사의 경우 법률 위반이 있으면 시정 조치나 경고 후 다시 위반 사항이 적발될 때 행정조치를 취하는 것과 달리 대부업체는 사전 조치 없이 처벌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양 회장은 특히 "영업정지가 된다면 진짜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이나 저축은행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업체가 그동안 설 자리가 있었다"며 "다른 대체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진짜 서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금융당국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1. 11. 14

KARP 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