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퇴직연금상품
최근 '100세 시대' 등과 맞물리며 퇴직연금상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이를 굴리는 운용사인 금융사가 가입자로부터 돈을 받아 안전, 위험 자산으로 나눠 투자한 뒤 수익을 내 돌려주는 구조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연금보험, 연금펀드, 연금저축) 등 사적연금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말 187조 원에서 250조 원으로 34%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퇴직연금 자체만 놓고 보면 지난 2007년 2조8000억원에서 2010년 29조원으로 급성장했다.
또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오는 2012년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되면 퇴직금 중간정산이 제한되고 중소기업과 개인형 퇴직연금이 확산되는 등 퇴직연금 제도가 전반적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5월 기준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는 전체 대상 기업의 7.1%인 10만7000개사에 불과한데다,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퇴직금 관련 법인세를 100% 면제 받기 때문에 기업들이 막판 퇴직연금 가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7월 26일 이후 신설되는 기업은 1년 이내에 퇴직연금 제도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시장은 급팽창할 전망이다.
◆ 퇴직연금, 장단점은 뭐가 있나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퇴직계좌(IRA형)으로 나뉜다.이중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은 회사가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맡겨 퇴직금을 운용하는 방식의 제도다.
회사가 사업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근로자는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임금상승률 등을 고려해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는 고정돼 있고, 운용수익이나 손실은 회사 몫이다.
다만 DB형 비원리금보장상품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43개 사업자 중 무려 33개 사업자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확정기여(Defined Contribu tion, DC)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근로자의 개별 계좌에 적립해주면, 근로자가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운용을 지시하는 형태의 제도다.
근로자가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 실적이 좋으면 보다 많은 수익을 근로자가 취할 수 있지만 운용을 잘 못하면 손실도 고스란히 근로자 몫으로 돌아간다.DC형 또한 수익률이 좋지 못하다.
DC형 비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을 보유하고 있는 49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1~9월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사업자는 46개사에 달한다.
개인퇴직계좌(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IRA)는 근로자가 직장을 옮기더라도 퇴직금을 계속 적립해 은퇴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퇴직연금 제도다.
DC형과 유사하지만, DC형은 회사가 부담금을 내고, IRA형은 퇴직한 개인이 모든 자금을 부담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다만 금융위기로 인해 IRA형도 수익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 퇴직연금, 어떻게 운용해야하나
퇴직연금을 고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확정급여형(DB), 비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의 지난해 3분기(7~9월)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7.81%, 우리 -7.08%, 하나 -4.24%, 국민 -4.79% 등으로 모두 원금을 까먹었다.
DB형은 손실도 이익도 회사가 떠안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가는 피해가 없어서 무관하다 넘긴다 하더라도 운용 성과를 가입자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퇴직계좌(IRA)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은 증권사의 퇴직연금펀드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 비원리금보장 상품 수익률이 -6.8%였고, 하이투자증권 -1.3%, 한국투자증권 -4.63%등으로 나타났다. HMC투자증권은 0.71%로 간신히 원금이나마 지켰다.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한다는 보험권도 나을 게 없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비보장상품 -3%, 미래에셋생명 -6.59%였고, 교보생명은 무려 -10.02%를 기록했다.현재 근로자의 최후의 보루로서 여겨지는 것이 퇴직연금시장이기 때문에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적으로 직전분기 수익률 등을 보기보다는 최근 몇년 사이의 모습을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의 대부분의 투자상품이 손실을 봤기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
또한 DC형과 IRA 가입자는 비원리금보장 상품과 원리금보장 상품의 비중을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을 확인하고 비중을 조절해야한다.원리금보장 상품은 수익률이 낮은 대신 안정적이다.
실제로 원리금 미보장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4대 금융지주 은행인 KB, 신한, 우리, 하나의 지난해 3분기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 수익률은 1.06~1.15%를 기록했다.
확정급여형(DB형)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에서는 국민은행이 1.09%로 가장 낮았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14%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이 1.15%로 그나마 가장 높았다.확정기여형(DC형) 역시 국민은행이 1.06%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이 1.07% 하나은행은 1.08%였으며, 가장 높은 신한은행조차 1.1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은행도 증권도 보험도 금리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부가서비스 경쟁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테크·은퇴설계는 기본이고 법률자문, 인사노무 자문, CS교육 등 부가서비스의 폭이 넓어졌다. 커피나 꽃꽂이 강좌, 손톱관리 등 직원들을 위한 온갖 서비스를 제시하는 금융사까지 있는 형편이다.
2012. 3. 7
대햔은퇴자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