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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맞은 대입(大入) 합격생들이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서고 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던가? 부모에 기대지 않고 자기 힘으로 대학 등록금을 벌려고 추운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리는 고3 대 학 합격생들이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모 돈으로 또는 스스로 돈을 벌어 눈, 코 등을 고치려고 성형 외과를 찾는 이들도 많다. 심지어 얼굴과 팔, 다리까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전 신(全身) 성형수술을 감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녀가 될 수만 있다면 어떠한 수술의 고통도 참아내 겠다는 이른바 ‘미녀는 괴로워’ 신드롬이 예비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다.
너도나도 성형수술 - 영화 ‘미녀는 괴로워’ 신드롬 확산… 전신 성형도
K대 지방 캠퍼스에 합격한 윤모(19)양은 얼마 전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보며 펑펑 울었다. “꼭 내 이야기 같았다”고 했다. 영화 주인공이 전신 성형수술을 힘겹게 결심하고, 수술 후에도 자신감을 찾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윤양은 지난 8월 수시합격 통보를 받자마자 전신 성형수술을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았다. 식 당 서빙, 영어회화 아르바이트, 논술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모은 400만원은 모두 성형수술 비용으로 썼 다. 지난 10월 눈과 코를 고친 후 11월엔 가슴 성형과 지방 흡입수술까지 받았다. 엄마를 졸라 받은 2000만원도 남김없이 수술비용으로 들어갔다.
윤양은 “아직도 몸의 붕대를 다 풀지 못한 상태”라며 “밖에 나갈 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으로 수술 자국을 감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예뻐지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형수술로 새 삶을 얻은 여성의 성공담을 담은 일본 만화 ‘미녀는 괴로워’와 동명(同名)의 한국 영화 가 히트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미녀는 괴로워’ 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있는 S 성형외과는 이달 들어 수술 상담이 평소보다 2배나 많은 150여건 들어 왔 다. 이 병원 상담실장은 “2월까진 수술 날짜를 잡기 힘들다”며 “고3 대학 합격생이 몰리는 추석과 겨 울방학이 가장 예약하기 힘든 시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모(19)양도 성형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 두 개를 시작했다. 동네 스포츠 센터에서 청소와 시설 관리를 맡고, 근처 레스토랑에선 음식을 나르고 설거지를 한다. 이양은 “함께 공 부했던 이과반 친구들이 눈·코는 물론이고 턱 깎는 수술까지 했다”며 “다들 예뻐지는데 나도 (수술 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등록금 알바’ 구슬땀 - “학비는 내손으로” 할인마트서 짐나르고 식당청소
김성진(18)군은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에 합격한 후 작년 12월부터 서울 월계동에 있는 대형 할인마트 과일코너에서 일하고 있다. 매일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무거운 과일 박스를 실어 나르고, 상품을 정 리하는 일을 한다. 김군은 “집이 의정부라서 매일 밤 지하철 마지막 열차를 겨우 잡아 타고 귀가한다” 며 “몸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날도 많았지만, 어느새 ‘내 일’이란 책임감이 생겨서 열심히 하 게 된다”며 웃었다.
아주대에 수시 합격한 박송이(18)양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하루 9시간씩 서점에서 책 파는 일을 하고 있 다. 박양은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는 말을 듣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아직 동생들도 세 명이나 있고, 더 이상 부모님 신세를 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학비와 용돈벌이뿐 아니라 미래 직업을 위한 학습을 위해 힘든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경우도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원종진(18)군은 지난 12월 연세대 경영학과에 합격한 후 집 근처에 있는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다. 아침 10시에 출근해 하루 6시간 동안 유리창과 마룻바닥을 닦고, 하루 수백 장 의 접시 설거지까지 한다. 그는 “나중에 직접 가게나 회사를 경영하는 게 꿈인데, 손님 접대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식당 아르바이트를 택했다”고 했다.
취업 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지난 11월 고3 수험생 9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험생 들은 ‘대입 전형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대답으로 ‘아르바이트’(남자 43.7%, 여자 46.8%)를 꼽았다. 이 중 44.7%는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로 “직접 용돈을 벌어서 쓰고 싶기 때문에”, 22.5% 는 “학비를 보태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정혜진기자 hj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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