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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2급인 서모씨(40)는 17일 서울 숭인동 동묘공원에 설치된 장애인용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큰 낭 패를 봤다. 출입문이 고장나 열리지 않은 것이다. 출입문 버튼을 계속 눌러봤지만 허사였다. 장애인용 여자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서씨는 “인근 종묘공원도 출입문이 고장난 채 방치돼 나들이 할 때마다 애 를 먹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원 등 공중이용시설들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나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설치 된 장애인용 화장실도 상당수가 관리소홀 등으로 이용할 수 없게끔 방치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약칭 편의연대)는 전국 주요 도시의 공원, 은행, 문화시설, 병·의원 등 692곳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제대로 설치된 곳이 5.9%에 불 과하는 등 상당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17일 밝혔다.
편의연대는 2006년 5~12월까지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출입구 높이 차(턱) 제거’ ‘장애인용화장 실’ 등 3가지 편의시설을 기준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3가지 편의시설 중 한 곳도 없는 곳이 35.5%(246곳)나 됐다. 반면 3가지 편의시설을 모두 적합 하게 갖춘 곳은 3.5%(24곳)에 그쳤다.
장애인용화장실의 경우 조사대상 692곳 중 절반이 넘는 361곳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은 대변기 5개당 1개 이상, 일반 건물은 건물당 1개 이상 장애인용화장실을 설치토록 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 과하도록 돼 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설치된 장애인용화장실 중에서도 88%는 장애인 이용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어려워 큰 불편을 겪 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갖춘 곳도 303곳으로 43.8%에 불과했다.
반면 휠체어 등이 다닐 수 있도록 주출입구의 턱을 제거한 곳은 7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편의연대 최성자 간사는 “공중이용시설 관계자들은 대체로 장애인용 화장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데 귀 찮아한다. 설사 설치하더라도 비장애인의 시각과 기준에서 만들어 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이라고 주장 했다. 최간사는 “만드는 시늉만 하지 말고 편의증진법에 따라 장애인의 처지에서 만들어 줄 것”을 주 문했다.
〈최상희·박영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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