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계획에 해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있다면? 아무래도 역시 건강에 관한 결심이 아닐까 싶다. ‘살 좀 빼야지’ ‘담배 좀 끊어야지’ ‘운동 좀 해볼까’ 등의 결심은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 날지언정 해마다 되풀이되는 지상목표다. 그러나 건강은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전문의들 의 도움말로 정해년(丁亥年) 건강지침을 소개한다.
▶1월, 실내 습도 조절=감기나 독감, 기관지염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고, 창문을 열 어 환기시키는 습관을 기르자. 특히 독감은 심한 고열과 근육통이 수반되는데 독감 유행시기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진찰을 받아 초기에 항바이러스 약물을 복용하도록 한다. 어르신들은 중풍 예 방을 위해 갑자기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하고, 건조해지기 쉬운 환경에 실내에서는 가습기 등을 켜서 습 도를 조절하는 것도 좋다.
▶2월, 온 가족이 건강검진=설날 연휴 동안에는 생체리듬이 깨지지 않게 과음ㆍ과식을 삼간다. 또 이 시 기는 건강한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정기검진을 받는 것도 좋다. 부모님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나 위암, 대장암 등 암 검진을 받도록 하자. 특히 여성의 경우 추가적으로 유방암과 자궁 경부암에 대한 검진을 해보는 것도 ‘매사 불여튼튼’의 기본이다. 방학 중인 아이들은 이 기간을 이용 해 학업에 방해가 되는 축농증이나 중이염, 비염, 충치 등을 치료해 주고 시력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 다. 또 취학 전 아동이라면 입학 전 필요한 예방접종을 미리 해두어야 한다.
▶3월, 에취~ 환절기 감기 조심=신학기로 생활의 변화가 많은 3월. 입맛이 떨어지고 식곤증이 생기기 쉬 우므로 제철에 나는 야채나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한다. 시도 때도 없이 졸리는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 서는 냉이, 달래, 미나리, 도라지 등의 봄나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또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되도 록 몸의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4월, 황사 심한 날은 외출 삼가=4∼5월에는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따라서 비염 결막염 천식 등 화분 성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되도록 창문을 열어놓지 말고 실내에서는 공기정화기를 사용해 알레르기성 물질을 걸러내야 한다. 알레르기성질환은 눈물, 콧물, 재채 기, 잦은 기침 등의 호흡기계 증상을 일으키지만 피부 가려움증이나 눈 주위 부종, 소양감(두드러기) 등 도 일으킨다.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와 같이 접촉을 피하기 어려운 물질로 인해 생활하기가 어렵다면 3 월 초부터 4월 말께까지 항히스타민 제제를 복용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5월, 봄볕 피부 보호=날씨가 따뜻해지고 행사가 많은 5월은 실외 활동이 많은 시기. 봄볕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자외선이 포함되어 있고, 겨우내 충분히 햇볕에 노출되지 못했던 피부는 이러한 자외선에 상 당히 민감해진다.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데다 황사까지 겹치면 피부건조증, 건성습진 등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모자나 긴팔소매 옷을 입는 것 이 좋다.
▶6월, 식중독 조심=뇌염모기가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기로 1~15세 소아는 5월께부터 뇌염 예방접종을 해 야 하고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접종을 마쳐야 한다. 또 고온다습한 장마철로 접어들기 때문에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음식은 가능한 한 익혀서 조리하고, 끓인물을 마시며 생야채는 잘 씻고 고기는 완전히 익혀서 먹는다. 생선회나 육회, 간 같은 날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7월, 반갑지 않는 무더위=기온이 상승하고 장마가 지속되는 7월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 는 물이나 음식을 먹었을 경우 감염에 의한 배탈 설사가 많이 일어난다. 대부분 3~4일 내에 정상으로 돌 아오지만 발열을 동반하거나 혈변이 나오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8월,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8월의 뜨거운 햇빛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되고 통증이 있 으며, 심하면 물집이 생기고 얼굴과 팔, 다리가 붓고 열이 오른다. 이러한 일광 화상을 예방하려면 오 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되도록 강한 햇빛을 피하고 일광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더위 에 노출되면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이 일어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9월, 성묘 갈 때는 긴옷 입고=가을걷이, 단풍구경 등으로 야외에 나갈 기회가 많은 9월엔 유행성 출혈 열, 렙토스피라, 쓰쓰가무시병 등 밖에서 전염되는 병을 조심해야 한다. 산과 들에 다닐 때는 풀밭에 드 러눕는다든가 옷을 풀밭에 널어놓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또 고열을 동반한 근육통과 몸살감기 기운이 2~3일 지속되면 꼭 의사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10월, 독감예방 주사 접종=아침ㆍ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나 천식 등 기관지질환에 주 의하자. 특히 소아는 감기를 앓다가 폐렴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예방접종을 하고 만일 발병 시 3∼4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하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11월, 찬바람 불면 뇌졸중 주의=실내 난방이 시작되고 날씨 또한 건조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발생 하기 쉽다. 눈이 따갑고 뻑뻑한 느낌이 들며 이물감, 가려움증,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 한 경우 인공 눈물을 점안해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 주고 실내 온도를 낮추거나 가습기를 틀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압과 혈당 관리가 필요하며 간헐적으 로 어지러움증이나 심장이 조이는 것 같은 통증이 반복될 때는 병원을 찾아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12월, 술자리는 가려서=대선이 열리는 12월에는 특히 술자리가 많아질 것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 을 마신 뒤 최소 2~3일은 술 약속을 잡지 않는 것이 좋다. 빈속에 술부터 마시는 버릇도 고쳐야 한다. 적당량의 음식을 먹은 후에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초반에는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음주 중에는 흡연하 지 않으며 과일, 과일주스, 꿀물, 콩나물국을 섭취하는 것이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희정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건강습관을 위한 새해 약속 10가지
①아침밥은 꼭 먹는다.
②밥은 한 숟가락씩 덜 먹는다.
③손은 비누를 이용해 수시로 깨끗이 씻는다.
④주량은 소주 반병 이하로 줄인다.
⑤담배와 라이터를 버린다(금연).
⑥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⑦하루 3번씩 소리내 웃는다.
⑧매일 잡곡밥과 야채, 물 8잔을 먹는다.
⑨하루 7시간 이상 잔다.(충분한 수면)
⑩정기적인 진찰이나 검진을 받는다.
<도움말=김미영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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