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질투심에 호소하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2-26 오후 1:36:00
[서울신문]여성의 심리를 묘사한 광고가 부쩍 늘고 있다. 이들 광고는 여성이 자기보다 더 나은 여성을
보면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한편으로 시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광고를 접한 여성들은 “딱, 내 이
야기야.”라며 맞장구를 칠 만큼 상황 설정이 생생하다.
LG전자의 디오스 김치냉장고 광고에서는 고현정씨와 송선미씨가 미모와 인기, 우아함과 새침데기를 겨룬
다.“커피 한잔하러 오라.”는 말에 고현정씨의 집을 방문한 송선미씨는 새 김치냉장고를 보고 한마디
를 한다. 그의 말과 표정에는 부러움과 질투를 숨길 수 없다. 고현정씨 역시 “새 집보다 김치냉장고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혼잣말을 하며 은근한 미소를 흘린다. 초대한 목적을 이뤘기 때문이다.“우리 집
에서 커피 한잔할래.”라는 여자의 말은 곧 “자랑하고 싶은 게 있어.”라는 뜻이다. 광고에서는 평범
한 일상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과시하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엠플닷컴의 ‘적들의 쇼핑법’이라는 광고는 두 여자의 질투를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있
다. 윤은혜씨와 정려원씨를 모델로 한 이 광고는 갖고 싶은 쇼핑 아이템을 먼저 차지하려고 서로를 견제
한다. 윤은혜씨는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진에 정신이 팔린 선배 정려원씨에게 그 옷을 사지 말라고 한
다. 남자들은 너무 마르면 안 좋아한다는 이유를 댄다. 하지만 윤은혜씨의 “아, 말라 보이고 싶다.”
는 외마디 비명에서 본심이 다 보인다. 예쁜 옷은 나만 입고 싶은 여자의 욕구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방편도 마찬가지다. 정려원씨가 사고 싶었던 가방을 먼저 산 윤은혜씨는 겉으론 정려원씨에게 “또 사
도 돼.”라고 말한다 하지만 싸늘한 미소와 함께 ‘진짜 사면 죽어!’라는 속마음을 드러낸다. 또한 정
려원씨는 윤은혜씨에게 재킷과 구두를 사지 말라고 한다. 재킷은 청순한 이미지에 맞지 않고, 구두는 발
목이 너무 강조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누구보다 먼저 갖고 싶고 혼자만 예뻐 보이고
싶은 속마음의 표현이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광고도 시샘을 컨셉트로 잡았다. 흑백 화면이 두 개로 양분돼 있다. 한쪽 화면에
선 유리를 통해 다른쪽 화면에 비쳐지는 여성을 몰래 훔쳐보는 여성의 표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선후
배인 두 직장 여성 사이에 오가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면서 속마음도 드러난
다. 후배는 “질투가 날 만큼 닮고 싶은 선배가 있습니다. 엔비 유(Envy you·당신이 부럽습니다).”라
고 말하며 멋진 자동차를 갖고 있는 선배를 부러움과 질투가 뒤섞인 표정으로 바라본다. 선배의 속마음
은 이런 후배의 시선을 즐기는 듯 “닮고 싶은 나를 훔쳐보다.”는 자막으로 표현된다.

또 한 편의 사극을 보는 듯한 내용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후 환유고’ 광고도 숙종을 사
이에 두고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서로를 질투하고 시기한다. 결국 인현왕후가 독차지하게 된다는 구성이
다.LG생활건강이 이달 초부터 선보인 엘라스틴 샴푸 광고는 전지현씨와 김은주씨의 더블 캐스팅에서도
질투를 배경으로 삼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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