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건망증 이렇게 하면 또록또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2-13 오전 10:03:00
[중앙일보 황세희]
늘 갖고 다니는 열쇠나 지갑을 하루에도 몇 번씩 찾고, 대화 중 동창생 이름이 갑자기 안 떠오르는 일
이 다반사다. 쇼핑을 하다가도 '가스불을 잠갔나?''문단속은 제대로 했나?' 자문해 보지만 도통 기억이
안난다. '내가 혹시 벌써 치매?'. 이런 생각이 떠오르면서 덜컥 겁부터 난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82세
에 파우스트도 집필했다는데. 과연 노년기까지 또렷한 기억력을 유지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나이 들어도 정신활동을 꾸준히 하자

심신의 노화는 20세 무렵이면 시작된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우리 몸처럼 정신도 한 살
이라도 젊을 때 끊임없는 활동을 통해 뇌 기능을 연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60대 연령층을 대상으로
체력검사를 해보면 평상 시 운동.식사.질병관리에 따라 30~70대의 분포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실제 독서.예술활동 등을 꾸준히 하면 뇌 세포의 자연적인 노화 과정을 늦출 뿐 아니라 수상돌기의 기능
이 증가된다. 수상돌기는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뇌의 구조물로 판단력을 담당한다. 노년기에도 불후의 걸
작을 남기는 작가.예술가들이 존재하는 이유 역시 수상돌기가 발달한 덕분이다.

기억력 향상을 위해선 평상시 효율적인 기억력 보존법을 생활화해야 한다.

참고로 '기억력 감소(건망증)=치매 증상'은 아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특정 사실과 관
련된 힌트나 부연 설명을 했을 때 '아, 그거~' 하며 떠올릴 수 있느냐 하는 점. 떠올리면 건망증, 까맣
게 잊어 버리면 치매다. 건망증은 뇌 어딘가 저장해 둔 기억을 제때 효과적으로 꺼내지 못한 상태. 반
면 치매는 뇌손상으로 기억 자체가 안 되는 병이다.

#고른 영양 섭취도 기억력 유지에 필요

정신건강을 담당하는 뇌 역시 신체의 장기다. 산소와 영양(포도당)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 따라서 기억
력을 유지.향상시키기 위해선 늘 '적절한'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과식이나 비만을 피하는 것. 몸에 좋은 음식이라며 많이 먹다 보면 섭취 칼
로리가 높아지고, 비만과 고지혈증으로 이어져 고혈압.당뇨병.심장병 등 각종 만성병에 시달린다. 문제
는 이들 질환이 뇌 혈액순환 감소의 요인이 된다는 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니 뇌 기
능이 떨어져 궁극적으로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뇌기능 향상을 위해선 칼로리 섭취는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기왕
이면 질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단백질 섭취를 위해선 고기보단 생선을, 탄수화물
은 쌀밥보단 잡곡밥을 통해(흰빵 대신 통밀), 비타민은 주스보단 생채소.생과일로, 지방은 동물성 지방
대신 식물성 기름 등을 사용하는 식이다.


폭식도 피해야 한다. 조 교수는 "칼로리를 세 끼 식사와 두 번의 간식으로 분산.섭취해 뇌에 공급되는
포도당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게 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뇌세포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안정된 상태
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하루 30분 반드시 운동하자

운동은 기억력과 인지 기능의 촉매제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각종 실험 결
과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신경세포 재생을 도와줄 뿐 아니라 신경세포끼리의 연결도 원활히 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하루 30분 이상 운동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가능성이 줄
어든다"고 강조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또 뇌혈관 질환을 초래하는 콜레스테롤.혈당.혈압을 낮춘다. 이런 기능이 기억력을 오
래도록 유지시키는 데 한몫 한다는 것이다.

운동도 무작정하기보단 원칙을 지켜야 효과를 본다. 운동 시작 전 체력 점검은 기본. 운동은 매일 같은
시간에 해야 한다. 노인은 평지를 빨리 걷는 운동이 가장 권장된다. 만일 관절염.요통 때문에 일반적인
운동을 하지 못할 때는 누워서 하는 운동이나, 물에서 하는 운동 등 적절한 종목을 선택하도록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s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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