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에너지원” 달탐사 경쟁 다시 불붙어… “탐사비 충당위해 땅팔아야” 현대판 ‘봉이 김선달’ 목청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자국을 남긴 지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세계 각국은 다시 달로 달 려가고 있다. ‘네이처’지 인터넷 뉴스는 지난 1일 각국의 달 탐사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달에 대한 소 유권을 주장하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인 소유권이 인정돼 야 엄청난 달 탐사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터넷서 팔리는 달
1980년 미국의 데니스 호프는 ‘달 대사관(Lunar Embassy)’이란 회사를 차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달의 땅을 팔고 있다. 가격은 1에이커당(약 1200평) 3만원 가량으로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 배 우 톰 크루즈 등도 땅을 샀다. 국내에선 한 팬이 달 대사관으로부터 산 땅을 가수 장우혁에게 선물해 화 제가 된 바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가능했던 것은 국제조약의 맹점 때문이다. 1967년 국제연합(UN)은 ‘어느 국가도 달을 포함한 지구 밖의 천체 자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을 제정했다. 미국·러시아·일본·중국·인도 등 127개국이 이 조약에 서명했다. 우리나라도 그해 10월 서명했다. 그러나 이 조약엔 민간의 소유권에 대한 언급이 없다.
UN도 우주조약의 맹점을 인식하고 1979년 ‘국제기구·국가·정부·비(非)정부기구·자연인 모두 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달 조약(Moon Treaty)’을 제정했다. 그런데 우주조약과 달리 달 조약에는 불과 12개국만 서명했다. 게다가 우주 선진국들은 모두 불참했다. 호프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 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가 경쟁 촉발
21세기 달 탐사경쟁은 과거와 달리 다분히 경제적 이유에서 촉발됐다. 달에는 ‘헬륨3’을 비롯하여 지 구에 별로 없는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달에선 태양 에너지 발전의 효 율도 매우 높아 엄청난 전기를 지구에 보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또 중력이 미약한 달에선 우주선 발사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달 탐사 비용. 미국의 민간단체 ‘우주거주협회’의 알란 와서 회장은 “자본주의 경제 원리만 이 달에 인류의 거주지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이나 개인이 달 탐 사 개발에 참여해야 달 탐사 개발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벌써부터 이를 준비 중인 기업도 있다. 미국의 트랜스오비탈(Transorbital)사는 2008년말부터 개인 기념품을 g당 2500달러를 받고 달에 보내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의 스페이스 어드벤처(Space Adventure)사는 2011년쯤 좌석당 10억 달러를 받고 달 주위를 선회하는 관광사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국제협력이 해결방안
UN이나 법률 전문가들은 우주조약으로도 민간의 달 소유권 주장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개인은 국가의 통치권 아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나 달의 경제적 가치가 실제로 확인되면 미국이 2002년 탄도미 사일방어조약을 탈퇴한 것처럼, 우주조약 역시 언제든 자국의 이익을 내세워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 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이 어느 한 국가에 독점되거나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는 개별 국가 간 경쟁보다는 국제협력을 통한 달 탐사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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