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도 ‘땡처리 아파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7-21 오전 9:13:00
준공 후 미분양 5년만에 최고
20~30% 할인판매 급증 건설자금 대출 스톱상태
연말 건설사 대란설까지

[조선일보 차학봉기자, 유하룡기자]

입주가 임박한 부산의 A아파트는 최근 200여 가구가 집단 해약해 시공사가 발칵 뒤집혔다. 시세가 분양
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자 계약자들이 입주를 포기하고 해약했다. H부동
산 김모 사장은 “살 생각만 있다면 원하는 동·호수를 다 맞춰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말 입
주한 경남 김해시 B아파트도 입주 8개월이 넘었지만 20% 이상 미분양이 남으면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
다. 분양 당시 2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지금은 분양가보다 1000만원쯤 싸게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주택 경기의 침체로 집이 다 지어진 뒤에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5년2개월 만에 최고치
를 기록했다. 건설교통부는 5월 말 현재 준공 후 미분양 주택 1만2444가구로, 2001년 4월(1만2886가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방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2411가구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으
로 남아 있다. 건설업계는 실제 미분양은 정부 통계보다 3~4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도권에도 ‘아파트 땡처리 시장’ 등장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보다 20~30% ‘할인 판매’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나 있었던 ‘아파트 땡처리 시장’이 서고 있는 것. 부산 서구 D아파트(180가구)는 미분양
에 한해 분양가를 15% 깎아주고 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계약금 5%, 중도금 무
이자 대출을 내세운 ‘특별 분양’ 플래카드가 모델하우스마다 붙어 있다. 수도권으로 할인판매가 확산
되고 있다. 서울 강북의 A아파트는 입주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100여 가구 중 10여 가구가 미분양 상태
로 남자 시공사가 2000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자는 “입주자들이 집값 떨어진다고 항의
를 하기 때문에 소문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영원아이디’ 이원식 사장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20~30% 정도 할인된 가격에 땡처리 시장에 나오는 소규모 단지 아파트들이 늘고 있
다”고 말했다.

◆연말 대란설까지 나돌아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업체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고 있다. 작년 말 부채비율이 150%대의 우량기업인 A사
는 최근 지방주택사업이 많다는 이유로, 신용평가 등급이 ‘BBB’에서 ‘BBB-’로 평가돼 건설업계에 충
격을 줬다. 한 중견사의 영업담당 임원 B씨는 “미분양 주택이 IMF 수준인 1000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며 “하반기에도 시장이 풀리지 않으면 연말 이후 부도 내는 건설업체가 줄을 이을 것”고 말했다.

◆지방경제에도 영향 줘

시간이 갈수록 주택경기는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향후 주택경기의 선행지수라고 할 수 있는 건축착공
면적은 올 들어 전국적으로 12.5%가 감소했다.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건설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을 대출받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도 거의 중단된 상태다. 미분양 적체는 지방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더감’ 이기성 사장은 “아파트 입주에 따른 가전제품이나 가구 교체수요도 줄고 있다”고 말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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