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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이 세금혜택 때문에 기부 많이 한다고?" 2006년 6월 15일 (목) 09:40 아시아경제
"세계적 명성의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는 매년 지멘스, 네슬레, 아우디 등 기업들의 스폰서를 바탕으로 펼 쳐지고 있습니다. 각 기업들은 이같은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큰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사 회 공헌과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는 것이지요. 고품격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래들 어 세계적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각 나라에서 사회공헌 활동 을 할 것인지 연구할 단계에 와 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석학 중 한 명인 오린 로비슨 잘츠부르크재단 명예 이사장은 "한국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다 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윤석 기자 yskang@ 국제적인 싱크탱크인 '잘츠부르크 포럼'의 오린 로비슨 명예 이사장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는 전세계에 걸친 사회공헌 마케팅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수백년동안 이어져 온 관습과 문 화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마다 사회공헌 문화 역시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비슨 명예 이사장은 미국 내 인문대학 랭킹 8위의 명문인 미들버리대학 총장과 잘츠부르크포럼 이사장을 역임한 세계적 석학이다.
아시아경제신문이 15일 오후 전국경제인연합회 빌딩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국가경쟁력 강화' 국제심포지 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로비슨 명예 이사장으로부터 선진 기부문화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의 사회참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본다. 자금이 충분치 않다는 것은 핑계로 밖에 들리 지 않는다. 기업은 지역사회를 사랑하고 지원해줄 의무가 있다. 사회의 혜택만 받고 그 혜택을 돌려주 지 않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경제전문가들은 다르게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무조건 효율 만을 따 지는 것은 오늘날 세계적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 부모 자식의 관계를 생각해보라. 자식은 부모의 관심 과 사랑을 원하지 더 효율적인 부모를 원하지는 않는다. 기업들이 사회에 기부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 가 있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미지를 위해서다. 사실 기업의 사회참여와 마케팅 매우 밀접 한 관계를 가진다. 월마트 같은 대기업이 교육, 예술, 지역사회 프로젝트 등에 거금을 기부하고 있는데 이들은 그런 활동이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 기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추세는 어떠한가.
▲ 과거에는 기업들이 재단을 설립해 수익의 일부를 각종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식으로 사회에 공헌했 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원 참여 기부 프로그램(employee matching gifts program)이 보편화 됐다. 사원 참여 기부 프로그램은 쉽게 말해 '직원이 지원하는 단체는 우리도 지원한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기 부를 원하는 직원이 지원 단체 및 기부 금액을 명시한 '증명서'를 내면 회사는 그와 똑같은 금액을 함 께 기부하는 것이다. 이는 번거로운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다. 재단을 운영할 때처럼 수익의 일부를 가져다가 쓰는 것이 아니므로 돈을 아낄 수 있으며 재단에서 일일이 기부할 단체 를 찾기보다 개인이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에 운영이 훨씬 수월해진다. 현재 GE, 쉘, 셰브론 등 미국 대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이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 사회공헌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미국은 기업과 일반인들 사이에 '주는 문화'가 매우 발달한 반면 유럽은 그렇지 않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배경과 관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은 수백년 전부터 귀족들이 공헌하는 문화가 깔려 있다. 예를 들어서 유럽에서 교회를 보수할 일이 있다면 그 지역의 귀족이 자금을 마련해줬다. 지금은 귀족 대신 정부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서부개척시대부터 모든 주민이 보수작업을 거들 었다. 이러한 차이가 기부문화의 차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들버리 총장 재임 시절, 졸업식 때 항 상 학생들을 향해 하던 말이 있다. "200년 동안 학생들은 이 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는 기부했다. 앞으로 여러분을 볼 때마다 '기부하고 있는가'하고 물어볼 것이다" 그 후 밖에서 졸업생들 과 마주치게 되면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네, 기부하고 있습니다!"하고 말하곤 했다. 기부는 문화요, 교 육이다.
오스트리아 소재 비엔나대학 총장을 역임했던 한 친구는 미국과 유럽 대학이 확실히 다른 점을 말해준 적 있다. 그가 나온 프린스턴대학에서는 계속 연락이 오고 있으며 자신도 학교에 계속 기부를 하고 있지 만 비엔나대학에서는 졸업생에 대한 소식을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신기한 점은 한국 사람이든 독일 사 람이든 미국에 와서 사업을 하면 본국에서는 하지 않던 기부활동을 열심히 한다. 문화적인 차이가 엿보 이는 대목이다.
-미국의 경우 각종 인센티브가 많다는 것이 기부 활성화를 이끈 요인이 아닌지.
▲ 미국에서는 기부하는 사람들이 세금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항상 "사람들은 세금 때문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다"는 결과가 나온다. 따라 서 미국에서는 인센티브보다는 '주고자 하는 의지'가 더 큰 동기 부여가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이 외 국가의 기업인들 중 일부는 "세금 혜택이 주어지면 기부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하지만 솔직히 그 말을 못 믿겠다.
-기업과 개인의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기부 습관은 어릴 때부터 들여야 한다. 나이 들어서 열심히 기부하는 사람들은 대게 젊었을 때부터 기부를 해온 사람들이다. 나는 어릴 때 25달러씩 기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수백달러씩 내놓고 있다. 줄 수 있을 때 줘라. 이 것이 미국의 교육이다. 기업은 사원 참여 기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원들 의 기부를 유도해야 한다. 10개의 기업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그 때부터는 계속 늘어난다. 기업 들은 누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항상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기 때문에 소수가 시작하면 보편화 되는 것 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한국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대담= 박정규 산업총괄부국장 skyjk@ 정리=이지연 기자 miff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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