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무서워서…" 한국상징 소나무가 사라진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3-14 오후 4:01:00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 때문에 올 식목일엔 소나무가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13
일 본지 취재팀 확인 결과 4월5일 식목일에 소나무를 심지 않을 지자체가 영남권을 중심으로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연중 계속되는 재선충 감염목 제거작업에 식목일 왕따 현상까지 더
해져 소나무 퇴출 위기감이 새삼 고조되고 있다.

◆사라지는 소나무=산림청은 수간주사, 항공방제 등에 의존해오던 재선충 예방활동 초점을 2000년부터
감염목 벌목 등 제거작업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전국 8개 시·도 53개 시·군
의 7811ha에서 100만여그루가 제거됐다. 산림청은 나아가 지난해부터 재선충 발생(우려) 지역을 중심으
로 조림·식수사업 시 소나무 식재를 삼가도록 했다.

이런 와중에 일부 시·도들이 올 식목일 행사 묘목에서마저 잇달아 소나무를 제외키로 한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대표적 수종인 소나무가 더 이상 설 자리를 찾기 힘든 셈이다.

◆소나무 식재 외면=울산시는 오는 식목일 행사에서 소나무 대신 불에 강한 활엽수나 꽃이 피는 경제림
품종을 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울주군 청량면 중리 산 55-4번지 회야댐 일원 유휴지 3ha에는 이팝·산
벚·고로쇠나무 4500그루, 중구 다운동 산 141번지 1ha에는 산벚나무 500그루를 심는다.

또 남구는 상개동 산 26-1번지 4ha에 산벚·이팝나무 2300그루, 북구는 대안동 204번지 2ha에 청단풍
등 1000그루를 심기로 했다.

경남도도 4월1∼10일 305만여그루를 심을 계획이나 소나무는 한그루도 심지 않기로 했다. 대구시 역시
91만여그루의 식수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소나무는 식수계획에서 빠졌다. 대체 수종은 느티·단풍·은행
·벚·이팝·스트로브잣나무 등이다.

울산산림조합 관계자는 “재선충이 중부지역으로까지 확대돼 산림시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며 “획일적인 산림계획보다 지역 특색에 맞는 수종 선택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책 없나=전국 산야의 2∼3년생 어린 소나무가 성목이 되기까지는 50∼60년의 장기간이 필요하다. 많
이 심어 잘 가꿔도 수십년을 기다려야 할 판에 아예 심지도 않으면서 벌목만 한다면 향후 50∼60년 후
엔 소나무를 아예 보기 힘들 수밖에 없다. 올해 ‘소나무 왕따’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벌목, 불법이동 금지 등과 함께 현재 재선충 대응책으로 쓰이는 수간주사, 항공방제 등으론 역부족이란
게 문제다. 이에 따라 신약이나 천적 개발 등이 시급히 요구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수간주사, 항공방제, 감염목 제거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그러나 각
종 신약과 천적 개발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재선충 박멸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창원·울산=문종규·안원준·유재권 기자 u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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