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대학가 학점인플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3-09 오전 10:18:00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고 있다.
전 과목 A+ 만점을 받고도 전액 장학금을 타지 못할 정도로 장학금 커트라인이 치 솟았고, 이에 따라 점
수를 잘 주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수강 신청 양극화도 더 욱 심해지고 있다.

◆ 수강신청 1분만에 마감=서울 K대 학생들에게는 학점 관리를 위한 필수과목(?) 이 있다. 육군 예비
역 장성 출신 강사의 교양 과목으로 A+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 문이다.

학생들이 수강신청이 시작되는 순간 일제히 몰리기 때문에 이 과목의 수강 여부는 '신의 뜻'이라는 말까
지 나올 정도다. 그에 반해 학점받기가 어렵다고 소문이 난 과목들은 근근이 수강 정원을 채우거나 폐강
되곤 한다.

지방대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아직도 학점 기준을 절대평가로 삼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대 3학
년 홍 모씨(25)는 "5년 전만 해도 3.8점 정도면 장학금을 탈 수 있었는데 지금은 4.3점은 돼야 장학금
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 과목 A+도 전액 장학금 못 받아=고려대 일어일문과 02학번 김세영 씨(가명) 는 지난 학기 성적
장학금 결과를 보고 허무했다. 18학점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 지만 더 많은 학점을 이수한 만점자들에
게 밀려 등록금의 35%만 장학금으로 받게 됐기 때문. 전액 장학금은커녕 반액도 못 받은 셈이다.

지난 학기 이 학교 공과대에서도 18학점에 4.5 만점을 받은 학생이 19학점 만점자 에 밀려 전액 장학금
을 놓친 적이 있었다.

이화여대도 '학점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이대는 4.3만점에 평점 4.0 이상인 학 생을 최우수졸업생으
로 분류해 시상하는데 특히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 두된 2001년 이후부터 최우수졸업생이 급
격하게 증가했다. 2005학년도 졸업생 중 최우수졸업생 수는 53명으로 2001년도 28명에 비해 두 배 가까
이 늘었다.

◆ 원인은 취업난=원인은 역시 심각한 취업난이다. 학점이 취업의 당락을 좌우하 는 요소는 아니지만
학생들은 만일을 대비해 학점은 높게 만들어 놔야 한다고 생각 한다. 92학번인 도훈 SK텔레콤 홍보과장
은 "외환위기 이후부터 신입 사원들의 학점 이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최근 4~5년 새 지원자 대부분이 4점
대에 육박할 정도로 학 점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가에 불고 있는 공기업 열풍도 학점 인플레이션에 한몫을 하고 있다. 최 근 공기업들이 서류
전형에서 학점 비중을 낮추는 추세지만 여전히 공기업 합격 기 준선은 높기만 하다.

성균관대 4학년 정찬일 씨(26)는 "웬만한 공기업 서류전형은 학점이 최소 4.0 이상 은 되어야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졸업생들이 학점 때문에 취업에 불리하지 않도록 학점 제도를 조정하고 있다. 이대는 엄격한
학점 관리가 학생들의 취업에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 해 2005학년도부터 A학점과 B학점의 수여
자 폭을 각각 5% 이상 확대했다.

그 결과 수강생 중 35% 이상이 A학점 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용하 이대 학생 부처장은 "얼마 전까
지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학점을 올릴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이 제는 제도 조정이 필요할 정도로 학점 평
균이 지나치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관계자는 "각 단과대 단위까지 취업률이 공개되는 현실에서 교수들도 낮은 학점
을 주는 데 적지않은 부담을 느낀다"며 "실력이 A학점에 걸맞지 않더라도 제도가 허락하는 한 많은 학생
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려고 한다"고 털어놨 다.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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