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벼룩의 간을…" 홀로 사는 노인 등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2-20 오전 10:39:00

최근 혼자 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공무원이나 변호사를 사칭해 금품을 가로채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
습니다.

피해 노인들은 대부분 어려운 처지로, 빈 병이나 폐휴지를 팔아 만든 전 재산을 뺏기고 속앓이를 하고
계시다는데요.

사기꾼들의 언변이 워낙 뛰어나, 노인분들은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최영철 기자! 사기꾼들이 어려운 처지의 노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면서요?

<리포트>

가뜩이나 어려운 노인들을 상대로 어떻게 저런 일을 저지를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사기 행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 수법도 점점 더 다양해진다는 데 심각
성이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을 두 번 울리는 이들의 사기 행각을 취재했습니다.

부산의 한 쪽방촌에서 혼자 살아가는 87세 김연옥 할머니.

할머니는 며칠 째 식음도 전폐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옥(할머니) : "병까지 걸렸어. 가슴이 답답하고...자살까지 하려고 했어."

지난달 22일, 30대의 한 남자가 변호사라며 할머니 집을 찾아왔는데요.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정부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외롭게 혼자 살던 할머니는 변호사의 친절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인터뷰> "그날 무척 추웠어요. 이불 속에 앉더니 춥다고 하면서 '할머니 물 좀 끓여달라고 하더라고
요.' 난 미안해서 커피는 없고 보리차 물을 한 잔 끓이러 나갔는데...'"

그런데 할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자는 할머니가 빚을 갚기 위해 모아둔 장롱 속의 돈 110만 원
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 남자는 범행 대상 노인을 물색하기 위해 교회를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말에 교회의 목사도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 지원비로 힘겹게 생활하는 김 할머니는 이제 당장 먹고 살 일도 막막해졌습니다.

<인터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내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싶고...기가 차서 집에만 있고 나가기
도 싫어요."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기와 절도 등 9건의 혐의로 전국에 지명 수배된 상탭니다.

<인터뷰> 이재길(형사) : "피의자는 본 건 외에 여러 해에 걸쳐 사기, 절도 전력도 있고, 법률에 해박해
서 본 건 조사를 받으면서도 법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할머니들이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같은 비양심적 사기 행각으로 어려운 노인들에게 챙긴 돈은 1,000여만 원에 이릅니다.

부산 감천동의 또 다른 쪽방촌.

매달 구청에서 지급되는 30여만 원으로 생활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최 모 할머니는 생활 보장비를
더 받게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해를 보게 됐는데요.

건강도 안 좋은 최모 할머니가 그동안 동네의 빈 병을 주워 모아놨던 전 재산 270만 원을 훔쳐 달아난
것입니다.

<인터뷰> 최모 할머니 : "내가 용역회사에서 일을 했다고 하니까 용역회사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자기가
알아서 한 달에 40만 원 씩 받을 수 있게 해 준다고...없는 처지에 40만 원이 어디예요? 그래서 가방 찾
으로 (노인정) 갔지. 전화번호 찾으려고..."

변호사라는 말에 조금의 의심도 할 수 없었던 할머니는 아무도 없는 집에 변호사를 남겨 두고 서류를 찾
으러 갔는데요.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장롱 속에 숨겨놨던 돈은 감쪽같이 없어진 뒤였습니다.

혼자서 근근히 살아가던 노인들은 이번 겨울을 나는 것조차 걱정입니다.

<인터뷰> "내가 얼마나 억울한 지 못 살겠어. 억울해 죽겠어."

지난 6일, 경북 경산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요.

역시 혼자 사는 노인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동사무소 공무원을 사칭하며 정부 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고 접근한 뒤 통장의 돈을 인출해 달아난 것
입니다.

<인터뷰> 서모 할머니 : "내가 공무원인데 요새 나라에서 힘든 사람들 도와주라고 몇 억씩 나왔다고 하
면서 영세민으로 등록이 되면 한 달에 30만 원 씩 받으면 이렇게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면서 서류 얘
기하자고 해서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통장을 내줬어."

동사무소 공무원이라는 말에 할머니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고,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기초생활수급자가
안된다는 말에 은행에 가서 잔액 전부를 찾아 준 것입니다.

<인터뷰> "등본 안 뗐다고 하면서 등본 떼러 가야 한다고...동사무소에 등본 떼러 간 사이에 도망가버렸
다고. 주민등록등본 가져오니까 없더라구."

사기 당한 돈은 6년 동안 폐휴지를 주워가며 한푼두푼 어렵게 모은 할머니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인터뷰> "사기 칠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한테 사기를 치고 이 늙은 노인 애간장을 태우고 얼굴도 못 들
게 하고..."

피의자의 언변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노인들은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홍규(형사) : "혼자 계신 할머니들이 이 여자의 말을 듣고 혹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거
짓말이 능수능란하고 심지어 저희들까지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속아서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같은 범죄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합니다.

천안에서는 동사무소 직원을 사칭하며 유인한 뒤 금품을 훔치는 일도 있었구요.

지난달 부산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저소득층 아동 급식 지원에 필요하다며 후원금을 강요하는 등 수법
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가까운 친지나 이웃에게 확인을 부탁하시고 그것도 어려울 경우에는
동사무소나 구청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계조차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하는 사기 행각 이 같은 비양심 사기 행각으로 가뜩이나 힘들게 사
는 노인들의 겨울은 더욱 춥기만 합니다.
이전글 [봄이 오는 길목 남해] 살랑살랑 따스한 해풍…파릇파릇 생명의 향연
다음글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인학대…학대주범은 아들과 며느리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