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가사노동 최전선에 있는 전업주부들. 그러나 주부들 자신은 정작 본인의 건강
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의 ‘2004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53명이고 이
중 414명이 질병에 의해 숨졌다. 남성의 경우 560명이 사망했고 그 중 473명이 질병에 의해 세상을 떠나
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여성,특히 주부들의 건강관리 체제는 부실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4년 건강검진 결과분석’을 보면 40대 이상 전업주부들이 건강검진을 받은 비
율은 30.1%에 불과하다. 직장여성의 경우 검진율은 81.4%. 주부들은 2년에 1번 건강검진 대상이 되지만
직장여성 가운데는 1년마다 받는 경우도 있어 평균적으로 비교할 경우 주부의 검진율은 더욱 떨어지는
셈이다. 30대 이하 전업주부의 경우 아예 대상이 아니어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임신했을 때 등 자기
돈으로 검사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건강을 점검할 기회가 사실상 없는 것이다.
검진을 받은 주부는 10명 중 4명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검진 결과 당뇨병,고혈압,
신장질환,간장질환,폐결핵 및 흉부질환,고지혈증,빈혈 등이 의심돼 정밀검진(2차검진)을 받아야 했던 비
율은 전업주부가 36.9%로 직장여성 17.1%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상당수 주부가 몸에 이상을 느낀 후에
야 검진 기관을 찾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밀검진을 받은 전업주부 100명 중 5명(4.9%)은 실제 병
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부와 직장여성의 차이는 통상 건강검진시 함께 실시하는 암검진에서도 드러난다. 암검진은 무료인 1,2
차 건강검진과 달리 올해까지는 검진 비용을 공단과 50%씩 나눠 부담한다. 비용 부담 때문에 전반적으
로 검진 받는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전업주부는 상대적으로 더 저조하다. 지난해 공단에서 실시한 암검
진을 받은 주부의 비율은 100명 중 17명(16.9%)으로 100명 중 25명(24.8%)이 받은 직장여성보다 낮게 나
타났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시 완치율이 매우 높은 암으로 자궁경부암과 유방암을 꼽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전
업주부가 유방암 검진을 받은 비율은 14.2%,자궁경부암은 15.1%에 불과했다. 직장여성의 경우 22.0%가
유방암 검진에 응했고,자궁경부암은 11.1%의 수검률을 보였다. 직장여성의 경우 연령이 대체로 낮아 자
궁암의 수검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은 때문으로 해석된다.
암검진에 응한 주부들 가운데 실제 유방암 판정을 받은 비율은 0.02%,자궁경부암은 0.01%였다. 위암 판
정률은 0.06%,간암 0.05%,대장암 0.02%였다. 이는 직장여성들의 암 판정률보다 3∼5배 높은 수치다. 주
부들의 건강검진 및 암검진 수검률이 직장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질환발견율이 높다는 것은
상당수의 주부들이 이상징후가 느껴질 때까지 병을 몸에 지닌 채 키워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