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어 가스마저 중단돼 겨울나는 빈곤층…인지대 없어 파산신청도 못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2-14 오전 9:29:00


[쿠키사회] ○…“겨울철에는 굶주린 동물도 거두어 준다는데…. 빈곤층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생존권
마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가 비정합니다.”

전북 부안 봉덕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정순씨(가명·53)는 수개월째 LP가스 공급이 중단돼 냉방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부탄가스를 이용해 음식물 조리는 감당하고 있지만 냉방에서 올라오는 냉기는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어
한 밤중이면 자신도 모르게 오그라드는 육신 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김씨는 소위 말하는 전형적인 신 빈곤층이다.

국가 부도사태로 전락한 1997 IMF 이전만 하더라도 김씨는 은행원으로서 스스로 중산층이라는 생각에서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영위했으나, 명퇴 대열에 합류하면서부터는 상황이 반전됐다.

마땅한 벌이가 없어 손댄 주식투자에서 그나마 남은 퇴직금을 몽땅 날린뒤 김씨는 말그대로 빈곤층으로
전락, 수년째 신산한 밑바닥 삶을 훑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부안 봉덕임대아파트(15평)는 임대보증금 320만원에 월 임대료 10만원이지만 1년 전부터
는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소일거리를 잃고 월 10만원의 임대료조차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
다.

연체료는 쌓이고, 계약해지 독촉장과 함께 집을 비워달라는 최고장에 이어 수개월 전부터는 가스공급마
저 끊기자 죽음을 생각했던 김씨는 12일 어렵게 전주의 소비자고발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소비자 파산을 신청하려고 해도 수입인지 대금 50만원이 없어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밀린 임대
료 납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빈곤층에 대한 정부 지원도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거주자에 대해 차별
적 지원되면서 최소한의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소비자 파산 상태에 이른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 대한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호해주기 위해 동
절기에 한정해 주공 임대아파트에 대해 가스, 수도, 전기공급을 중단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김씨는 이
마저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봉덕 임대아파트의 경우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일반 LPG사업자의 체적거래에 의해 가스공급 지역이
어서 수익성을 생각하는 사업자는 가스 요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는 김씨에게 ‘중단’으로 대응했다.

김씨는 “IMF 이후 심화되는 계층간 불평등을 감안할 때 빈곤층에 대한 정부 정책도 형식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현실에 부합되어야 한다”면서 “최소한 가스공급은 물론 2년 정도라도 주거 문제에서 해방됐으
면 한다”고 말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가입 국가 중 생계형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사회의 안전
보호망 밖에 있는 김씨와 같은 사람들은 죽음에 가깝다.

그래서 “의식주라도 해결되어야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김씨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린다.국
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새전북신문 임병식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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