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스키어들의 마음은 하얀 설원으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은 눈밭을 달리는 쾌감에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추운 날씨 때문에 평소보
다 근육이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낙상이나 충돌도 예기치 않은 큰 부상으로 이어
질 수 있다.
올해 초 소비자보호원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스키사고는 약 2.85배 증가했고 스노우보드 관련
사고는 5.5배가량 증가했다.
■작은 실수가 큰 부상 부른다
일반적으로 스키인구 1000명당 3∼7명이 부상을 입는다고 한다. 국내에서만 연간 1만∼2만여명 정도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셈이다.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급경사를 빠르게 하강하는 스키 부상은 1개월에
서 9개월동안 긴 치료기간이 필요한 중상인 경우가 많다.
하체는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져 대개 무릎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되는데, 부상부
위는 다리(72%)가 가장 많고 팔(20%), 배(3.6%), 머리(3.1%) 순으로 나타난다.
관절 손상이 많은 이유는 장비를 착용하면서 생기는 압박감과 회전 및 속도제어 등으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관절의 운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슬로프에서 다치게 되면 가장 가까운 곳에 빨리 의무실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세종병원 정형외과 하정한 과장은 “무릎 인대 손상이 있는 경우는 통증이 약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
만 무릎이 흔들리거나 결리는 느낌이 있으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스키어의 엄지손가락(Skier's Thumb)’이라 불리는 엄지손가락 부상, 팔 골절도 흔히 발생한
다.
■초보자가 많이 다친다
초보자는 특히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스키는 1년 이내 초보자 중 32∼35%가 부상을
경험하고 스노우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 중 50%이상이 부상을 당한다고 한다.
초보자들의 부상이 많은 이유는 제대로 된 강습 없이 무작정 ‘부딪치고 넘어져야 빨리 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100중 5명 정도가 공인된 강사에게서 지도를 받는다고 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오덕순 진료부원장은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초보자에게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코
스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다리는 물론 손목, 목 등에 골절과 인대 손상뿐 아니라 심할 경우 뇌진
탕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피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스키보다 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러나 빠른 스피드만큼 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보드족들은 팔이나 다리골절 뿐 만 아니라 특히 척
추손상에 주의해야 한다.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뒤로 떨어지면서 척추손상이 잘 발생하게 된다. 이를 점퍼골절(jumper's
fracture)이라고 하는데 단순한 척추손상이 아닌 심각한 신경손상으로 하반신 불구 등 장애를 남길 수
도 있다.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
스키부상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피로’다. 스키를 3시간쯤 타고 난 뒤 부상 빈도가 가장 높으
며 피로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3시쯤에도 사고가 많았다. 또 이 시간대에 한낮 기온상승과 햇볕
으로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피로가 누적되는 것을 막
기 위해 2시간마다 30분씩 휴식을 취해주고 피로하면 즉시 스키를 중단해야 한다.
운동을 하는 동안에 갑자기 혹은 점진적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일단 하던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통증
은 우리 몸의 어느 곳인가 부상을 당했다는 신호이다. 가벼운 운동으로도 심한 부상으로 악화될 수 있
다.
자기 수준보다 높은 상급자용 슬로프에 무리하게 올라가는 것도 부상의 흔한 원인이다. 또 음주상태에서
는 절대 스키를 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정형외과 스포츠클리닉 이광원 교수는 “스키부상의 대부분은 넘어질 때 생긴다”며 “스
키의 횡방향으로 몸을 기울이고 언덕 쪽으로 손을 짚고 넘어지는 것이 좋은데, 이때 폴을 과감히 버리
고 손은 스키 앞으로 내민 상태에서 다리를 모아야한다”고 말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