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송년행사 "감성파티"탈바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2-07 오후 5:28:00
ㄱ그룹의 김모 부장(47)은 연말 직원 송년행사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예전 같으면 회사 부근에서 삼겹
살에 소주 한 잔을 나누면 됐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5일제와 ‘웰빙’ 바람에 연말 폭탄주 문화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들어 여직원이 늘면서 회
식장소를 결정하는 데도 눈치가 보인다.

김부장은 “직원들에게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했지만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즐기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면서 “의례적인 송년행사를 생각해 최신곡을 연습해두기는 했지만 노래방 얘기는
꺼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마다 연말 송년행사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이 크게 늘면서 남성중심의 연말 술자리가 ‘감성파티’로 변하고 있는 것.

ㄴ기업의 박모 부장(45)은 “술잔을 주고 받으며 한 해를 잊는 것이 망년회(忘年會)였는데 요즘은 색다
른 아이디어를 찾는 게 일”이라면서 “웬만한 레스토랑은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
다.

행사를 준비하는 간부급 사원으로선 회식 시간·장소는 물론 2차로 문화공연 일정까지 챙기는 게 고민이
다.

ㄷ기업은 최근 몇년 사이 여직원이 크게 늘면서 마케팅팀 회식을 경기도 일산 부근의 와인바에서 갖기
로 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부서는 ‘아이다’ 공연을 본 뒤 우아하게 양식 코너를 거치는 것으로 결정
했다.

입사 2년차인 한 여직원은 “조직 화합을 위해 술잔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강제로 권하는 데 문제가 있
다”면서 “2차 노래방까지 따라가서 간부들의 흘러간 옛날 노래에 박수치는 것만큼 따분한 시간은 없
다”고 말했다.

ㄹ기업은 매주 수요일을 ‘회식 없는 날’로 지정하고 ‘건전음주 2-2-2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
분의 1잔만 채우기(반 잔)·2잔 이상 권하지 않기·2시간 이내에 회식 마무리하기가 주된 골자다.

이 회사의 다른 부서는 최근 상암동에서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관람하면서 연말 회식을 대체하기로 했
다.

ㅁ기업의 최모 과장(35)은 “팀장이 후배들에게 술잔을 건네며 한마디씩 하는 게 옛날 회식이라면 지금
은 후배눈치를 살피며 연말 모임을 짜는 게 간부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유미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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