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하려면 살부터 빼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1-30 오전 10:46:00
경기도 이천에 사는 박모(38)씨는 지난달 15일 한 홈쇼핑 채널의 여성전용 보험상품 광고 방송을 시청하
다 해당 보험에 가입했다. 각종 여성 질병은 물론 외상을 입었을 때는 성형수술까지 해 준다는 말이 솔
깃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전화 상담을 통해 키와 몸무게를 말하고, 1회 납입료인 27000원을 낸 후 보험
증권을 받았다.

1주일 뒤에는 보험회사에서 간호사를 보내 건강 검진을 했다. 박씨의 집을 방문한 간호사는 박씨의 키
와 몸무게를 재차 확인하고 혈압, 혈액 검사 등 기본적인 건강 검진을 실시했다.

박씨는 그러나 2주 후 전화 상담원으로부터 "과체중이기 때문에 보험이 무효가 됐다"며 "납입한 보험료
는 통장으로 다시 입금해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씨의 신장은 157cm, 몸무게는 72kg. 박씨는 "내가 뚱뚱하기는 하지만 보험 가입을 거부당할 정도는 아
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병치레 한 번 없이 건강했는데 단순히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을 거
부당하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보험사 “질병 위험 높은 비만자는 보험 가입 안 돼”

해당 보험사는 박씨의 보험 가입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박씨가 처음 전화 상담에서는 몸무게를 72kg이
라고 했다가 간호사가 방문했을 때는 80kg이라고 다르게 얘기했다"며 "72kg인 경우는 과체중으로 분류
돼 보험 가입이 되지만 80kg인 경우는 비만으로 회사 규정상 보험 가입이 거부된다"고 밝혔다.

보험사에서 비만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체질량지수인 BMI(Body Mass Index) 지수다. 이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으로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예컨대 키가 160㎝이고, 몸무게 60㎏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23.4 (60÷(1.6*1.6))가 된다. 그 수치가
20 미만일 때를 저체중, 20~24일 때를 정상체중, 25~30일 때를 경도비만, 30 이상인 경우에는 비만으로
본다. 박씨가 자신의 몸무게를 80kg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BMI 지수가 30이 넘어 비만으로 분류됐다는
것.

해당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질병보험이나 종신보험 등의 경우, 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비만자들의 청약을 받지 않는다”며 “체질량지수가 26인 경우에는 21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의 경우에는 8배, 남성의 경우에는 4배에 달하고 담석증 및 고혈압이 발생
할 확률도 2~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마다 세부적인 규정은 다르지
만, BMI 지수에 의거한 비만자 거부는 보험사들의 일반적인 영업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비만자들이 보험가입이 거부되는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은 최근 건강 보험이나 종신 보험 등
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의 심사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기존 종신보험이나 질병보험의 경우, 비만자들의 가입을 거부하기 보다는 비흡연자나 비만지수가 낮은
사람들을 ‘우량체’로 분류해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비만자에 대해서는 보험혜택을 제한하는 등 간접적
인 차별책을 써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만자들이 질병에 노출되는 위험도가 현저히 높다고 판단해, 일
정 기준을 초과하는 비만자들은 보험 청약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보험사들은 “고위
험군의 가입자들이 많아질수록 다른 일반 가입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며 “다른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씨는 “설령 내 몸무게가 80kg이라고 하더라도, 뚜렷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인데 몸무게
를 이유로 보험을 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다른 질병이 없는 건
강한 몸 상태인데 단지 비만이라는 이유로 보험을 받지 않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며 박씨의 주장에
공감을 나타냈다.

박씨가 미디어다음 토론사이트 ‘아고라’에 “비만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
다”며 올린 네티즌 청원에는 29일 현재 1161명의 네티즌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김정렬'님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비만자를 거부하는 것은 보험사들이 그저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하
기 때문’, ‘비만인 사람일수록 보험이 더 필요한 것 아닌가, 보험이 왜 보험인지를 생각해보라’며 보
험사의 차별 정책을 질타했다.


“회사 손실 막기 위한 엄격한 심사 과정은 보험사의 재량권“

그러나 일부의 비난 여론과는 별개로 비만자를 거부하는 것은 보험사의 재량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민간 보험사가 영업상 손해를 줄이기 위한 가입자 심사 기준을 강화하
는 것은 법 규정상 문제가 없는 보험사의 적법한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또 “보험사들은
사고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가입자로 받아들일 경우 회사 손실이 날 것을 우려해,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을 하기도 한다”며 “장애인 차별 또한 보험의 공적 기능을 무시한 부당한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
을 소지가 크지만, 보험사들의 영업 방식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
다.
이전글 "차량은 외제, 집은 공공임대아파트?"
다음글 농촌출신 의원들, 쌀값 인상 촉구 결의안 제출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