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5-11-05 05:36]

[중앙일보 천인성.강승민] '가을모기 박멸 대작전(서울 광진구)' '월동 모기 서식지 집중 소탕(서초
구)'…. 듣기만 해도 살벌한 '작전 명'을 내걸고 일선 보건소들이 때아닌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
다.
4일 서울시 건강보건국에 따르면 시내 25개 보건소가 모기 방역기간을 내년 봄까지 연장하고 기동방역팀
을 운영 중이다. 늦가을 도심 모기가 유달리 극성을 부려 주민의 민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건
복지부 관계자는 "도심의 열섬화로 기온이 높아져 아파트 등의 지하 공간에 1년 내내 모기가 산다"고 설
명했다.
모기 소탕전에 나선 보건소의 전략도 이전과 달라졌다. 주택가에 무차별 뿌리던 연막소독 대신 모기 유
충인 장구벌레가 서식하는 정화조 등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양천보건소의 경우 모기 신고
를 접수하면 기동 방역팀을 투입, 주변의 정화조나 하수구부터 살펴본다. 장구벌레의 서식지로 파악되
면 살충제를 투입해 '초토화'시킨다.
첨단 신무기로 모기와의 전쟁에 나서는 곳도 있다. 광진구는 9월부터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자외선 램
프와 이산화탄소(CO2)로 모기를 유인, 회전 칼날로 분쇄하는 첨단 모기살충기 100여 대를 설치했다. 한
번 설치하면 스스로 24시간 작동해 경비가 절감되고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오염 우려도 없다고 보
건소 측은 밝혔다.

잠자리 등 천척을 이용한 친환경형 방역도 등장한다. '양재 시민의 숲' 등 녹지가 많은 서초구는 내년
에 1만5000여 마리의 잠자리를 길러 모기 퇴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잠자리 유충 1마리는 하루 100
~ 200여 마리의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자치구에선 주민과 함께 정화조의 실태
와 방제 효과를 살펴보는 체험 행사도 연다. 4일 서초동 K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과 함께 정화조를 들
여다 본 유천자(55.여)씨는 "내 발 밑에 이렇게 많은 모기가 사는 줄 몰랐다"면서 놀라움을 나타냈다.
천인성.강승민 기자 guch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