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기생충 알 김치 살펴보니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0-22 오전 9:49:00

검역은 기생충 여부 검사 항목에도 없어

◆ 허술한 검역체계="집에서 담근 김치가 다 떨어지면 가끔 사 먹었는데,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많이 나
왔다고 하다가 이제는 기생충 알까지 나왔다니 아예 김치를 사 먹을 생각을 안 해야 할 것 같네요." 중
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사당동 김영애(54.주부)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중국산 김치의
납 검출 파동이 일어난 직후인 10일 "유통 중인 중국산 김치는 안전하다"고 섣불리 발표한 뒤 이번 일
이 터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김치 파동은 ▶허술한 검역체계▶값싼 제품을 들여오려는 수입상들▶중국에 진출한 국내 김치업
체들의 위생 불감증▶중국의 낮은 위생 수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중국산 김치에 대해 기생충 여부를 검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생충 여부는 검사 항목이 아니기 때
문이다. 식의약청 이창준 식품안전팀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수입식품에 대해 기생충 검사
를 하지 않고 있다"며 "때문에 기생충에 대한 별도의 안전기준은 없지만 기생충이 검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입 김치에 대해 조사하는 항목은 타르 색소나 방부제 함유 여부, 변색 여부 등에 불과하다. 그
나마 수입물량의 2.8% 정도만 정밀검사나 표본검사를 받았고 나머지는 서류나 육안검사에 그쳤다. 그러
다 보니 지난해에만 4292건(7만3037t)의 김치가 수입됐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색소 함유 등의 이
유로 인한 5건뿐이었다.


유통은 국내 판매량의 18%가 중국산


◆ 올 들어 9만 여t 중국서 수입=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국내 김치 판매량의 18% 규모에 이른다. 올 들
어 10월 20일까지의 중국산 김치 수입량만도 9만4551t으로 가정 생산분을 합한 전체 김치 생산량(157만
t 추정)의 6% 규모다.


이처럼 비중이 큰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됨에 따라 김치를 공급하는 납품업체와 식당 등에
비상이 걸렸다. 한 중소업체 구내식당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윤혜원(33.여)씨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중
국산을 쓸 수밖에 없는데 자꾸 이런 일이 터져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월 농림부 조사에서
서울.경기 지역 음식점 7만9311곳 중 절반인 3만9663곳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선 중국산 김치와 국산 김치를 육안으로 구별할 수 없다. 많은 중국산 김치가 국산 배추씨
로 재배한 배추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산 고춧가루가 국산보다 강렬한 핏빛 붉은 색을 띠고 있
어 색깔로 겨우 구분할 수 있는 정도다. 자칫 일부 국산 김치까지 중국산과 구별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외면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치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직접 김치를 담그는 사람이 늘면서 국산 배추값이 폭등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농림
부는 배추와 무 출하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농협이 농민들과 계약재배한 배추 5만여
t, 무 5만여t을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키로 했다"며 "그래도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
생육기간이 짧은 얼갈이 배추 등을 지금이라도 파종해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치업계에 대한 자금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수입된 배추.무 등 채소도 문제다. 중국산 김치와 마찬가지로 기생충 알에 오염되었을 가능성
이 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에서 수입된 채소는 35만7592t
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채소를 음식 재료로 사용할 경우 깨끗이 씻어야 기생충 알을 없앨 수 있
다고 충고했다.


안전은 5분 이상 익혀 먹어야 감염 안돼


◆ 김치찌개는 안전=기생충 알 검출 김치를 먹었더라도 건강 상태에 따라 감염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단
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회충.구충(십이지장충) 등이 든 김치를 먹으면 가벼운 복통.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며 "다만 기생충이 한두 마리 정도에 불과하면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1960, 70년대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는 이들 기생충 감염이 큰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지금은 국민 영양 상태가
좋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드물게 회충이 담도.맹장으로 들어가 담낭염이나 맹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회충의 숫자가 많으면 장
을 막아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구충은 극소량의 피를 빨아먹기 때문에 숫자가 많으면 빈혈 증
세가 나타난다. 동양모양선충과 사람등포자충은 소장 점막을 손상시키는 등 소화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
다.


기생충에 감염되면 메벤다졸이나 알벤다졸 같은 구충제를 먹으면 쉽게 기생충을 죽일 수 있다. 구충제
는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김치찌개 등 김치를 익히는 요리는 안전하다.


건강관리협회 박현모 검진관리부장은 "기생충 알은 섭씨 100도에서 5분 이상 끓이면 죽기 때문에 김치찌
개나 김치볶음밥은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 4종은 현재 국내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회충 감염률은 71년 54.9%에서 지난해 0.05%로 줄었다. 감
염률이란 기생충이나 기생충 알이 하나 이상 나온 사람의 비율이다. 71년 10.7%였던 구충 감염률은 지난
해 0%가 됐다. 동양모양선충과 사람등포자충도 지난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
는 습관 때문에 간디스토마(간흡충) 감염은 최근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간디스토마에 감
염된 국민이 117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성식.강승민 기자 ssshin@joongang.co.kr


"중국산 김치 대부분 한국 업자가 생산"


◆ 중국 정부 입장=중국산 김치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산 김치라는 것
이 대부분 한국 업자들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대사관 측은 "김치 재료와 생산 공
정, 그리고 품질 기준과 검사 기관들을 좀 더 조사해야 구체적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며 "간단한 문제
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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