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가져가라는 쌀인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0-17 오전 9:34:00
뒤주 속 쌀 매일 몽땅 사라져
용암1동 良心호소등 대책 골몰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이 언제든지 쌀을 퍼 갈 수 있도록 만든 청주 용암1동사무소의 ‘도깨비 쌀 뒤주’
가 일부 비양심적인 시민들의 행태로 수난을 겪고 있다.

승용차를 동원해 뒤주를 통째로 비워가는 경우까지 생기자 동사무소측은 24시간 뒤주를 개방하려던 당
초 계획을 바꿔 야간에는 사무실 안으로 들여놓는 고육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뒤주가 처음 개방된 것은 마을 축제를 겸해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가 열린 지난 1일. 각계의 도움을 얻
어 마련한 쌀 100㎏을 뒤주에 넣었으나 다음날 아침 한 톨도 남김없이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누가 쌀을 가져 갔느냐는 것. 동사무소측은 “야간에 승용차를 동원해 쌀을 퍼가는 것을 마을 주
민이 목격했다고 들었다”며 “쌀을 사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주민이 가져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
했다.

동사무소는 이에 따라 다음날부터 하루 20㎏씩만 뒤주에 넣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쌀을 가
져다 놓은 사람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뒤주에 담긴 쌀은 아침이면 어김없이 모두 사라졌다.

결국 동사무소는 진짜 쌀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7일부터 낮시간에만 현관
한 쪽에 뒤주를 내놓고 밤에는 사무실 안에 들여다 놓기 시작했다. ‘필요한 만큼 양심껏 가져가라’는
안내 문구도 내걸었다.

이철희 용암1동장은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이 가져가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어 다양
한 개선책을 고민 중”이라며 “양심을 지키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성숙된 시민 의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환경운동연합은 자전거타기운동 활성화와 도심 환경 보호를 위해 1999년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800대의 ‘양심 자전거’를 시내 곳곳에 배치했으나 시민들이 집으로 가져가는 등 2년여 만에
이런저런 이유로 자전거가 거의 없어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유태종기자 [ you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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