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이 직접 내는 세금(직접세) 외에 물건값에 포함돼 납부하는 부가가치세를 합할 경우 저소득층의 소
득대비 세부담률이 중상위 소득계층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정치권 일부에서 중장기 세제
개편의 하나로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거론하는 등 세제가 과세형평과 거꾸로 가고 있다.
부가가치세는 물건을 살 때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누구나 같은 세율(10%)로 내기 때문에 세율을 올리
면 저소득층의 세부담이 더 커진다.
16일 통계청의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및 소비통계’에 나타난 직접세 납부액과 외식·피복·가구집기·
통신요금 납부 등을 통해 낸 부가가치세액을 합해 올 상반기 중의 소득대비 세부담률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계층(1분위)은 올 상반기 중 월 평균 1백13만원을 벌어 직접세
8,700원에 부가가치세 6만4천원을 내 소득대비 세부담률이 6.4%였다. 이에 비해 소득상위 20~40%계층(4
분위)은 월 평균 3백72만원을 벌어 직접세 10만원, 부가가치세 12만2천원을 내 소득대비 세부담률이
6.2%로 나타났다.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계층(5분위)의 세부담률은 7.7%였다.
이처럼 저소득층의 소득대비 세부담률이 중상위 소득계층보다 높은 것은 부가가치세액이 소득에서 자치
하는 비율이 소득하위 20%계층은 5.7%, 하위 20~40%계층 4.4%, 중간 40~60%계층 3.9%, 상위 20~40%계층
3.4%, 상위 20%계층 2.9%로 전형적인 역진구조를 이루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소득하위 20%계층은 부가가치세가 직접세의 7배, 20~40%계층은 3.5배에 이르고, 40~60계층은
2.2배, 상위 20~40%계층은 1.2배, 상위 20%계층만은 0.6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세금 가운데
부가가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득이 낮을수록 현저하게 크다는 얘기다.
소득대비 세부담률이 세부담 능력과 반대로 나타난 것은 정부가 그동안 세금의 역진성을 높이는 간접세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율은 1976년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노기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간접세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데 따른 세금
의 역진성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일부의 주장처럼 소득세를 인하하거
나 그대로 둔 채 부가가치세를 올릴 경우 저소득층 세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
적했다.
〈강진구기자 kangj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