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류업체인 (주)이랜드가 '뿌리'를 들여다보는데 성공,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랜드는 뿌리를 들여다보고 뿌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표로 만들어냈다. 국내 업체로는 처음이다. 얼마 전 발표한 '(주)이랜드의 지식자산표'가 그것이다. 이랜드 최종양(崔鐘良·38)대표는 "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시자산을 국내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측정한데 대해 정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식자산이란 뭔가. 그게 왜 중요한가
"지식자산은 기업의 무형자산을 말한다. 기업의 재산이라면 흔히 제품이나 부동산, 기계설비 등 눈에 보이는 것들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경영자와 종업원의 능력, 브랜드 이미지, 고객만족도 등 보이지 않는 자산도 많다. 이런 무형자산들은 기업 내에 축적된 정보(지식)의 크기에 비례한다. 그래서 지식자산, 혹은 지적자본으로 불리고 있다. 지식자산이 중요한 것은 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나무에 비유하자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열매이고, 지식자산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는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기업경영자가 이 뿌리를 알고 경영전략을 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업의 순이익이나 매출규모 등 외형적인 것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보다는 종업원의 능력, 경영자의 자질 등을 함께 고려해 투자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올릴 것이다 .우리가 지식자산표를 만든 것은 효율적인 경영전략을 짜고 투자자들의 기업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이랜드의 지식자산은 어느 정도인 것으로 평가됐나.
"작년 말 현재 5,243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도 재무제표에 기록된 유형자산 1,762억원의 3배 수준이다."
▲무형의 자산을 금액으로 환산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국내 다른 기업들도 지식자산 평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주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상당수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지식자산을 평가,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잡지인 포천에 따르면 주요 1,000개 기업 중 450여개가 이런 작업을 해오고 있다. 우리는 미국서 개발된 기법을 우리 회사 시정에 맞게 활용했다. 자세히 설명하긴 힘들지만 1998년 9월부터 회사 내 지식자산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 작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측정에 들어가 지난해 말 현재의 지식자산을 측정한 것이 지난번 발표한 지식자산표이다"
▲이랜드가 의류회사로는 이름이 있다고는 하나 중경기업에 불과한데 굳이 이런 작업을 힘들여 할 필요가 있었나.
"그렇지 않다. 의류사업은 미래 패션의 변화를 미리 읽어내지 않으면 금세 도태되기 쉬운 업종이다. 다른 업종보다 미래예측수단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다. 또 우리가 먼저 이일을 하면 국내 다른 기업에도 지적자산 측정이 확산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미래학의 선구자인 토플러가 1990년대 초반에 '국가나 기업의 경쟁력은 건물과 기계, 상품의 재고가 많고 적음으로 측정되지 않고 축적된 지식의 양과 이를 효율적으로 분배, 적용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고 지적한 것처럼 지식자산의 축적은 국가적으로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그는 지난번 발표 후 국내 다른 기업에서는 물론 기획예산처와 지역난방공사 등 관공서와 공기업에서도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이들이 원할 경우 회사로 불러 지식측정시스템을 시연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