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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콩글리시는 서울시가 쓰는 'Hi Seoul'"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홍보란 원래 자신의 이미지를 잘 포장해 남들에게 선보이는 것인데 우리 나라 정부와 기업들은 반대로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엉터리 영어가 난무하고 있는 슬로건들은 지금이라도 몰아내야 합니다." 코리아헤럴드 등 언론사 기자를 거쳐 현재 세종대에서 기사작성과 미디어영어를 강의하고 있 는 최용식(39) 씨가 '콩글리시'를 남발하는 국내 졸속 마케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나섰다. 저서 '한국 영어를 고발한다'(넥서스 펴냄)를 통해서다.
2001년 11월 상암구장 영문표지판 오류를 지적해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저자 는 "잘못된 영어를 사람들이 아무 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던 차에 3년 전 책을 통 해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하겠다고 결심했다"며 "개인이 쓰는 '콩글리시'는 웃음으로 넘길 수 있지만 기 업이 황당한 콩글리시를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 아마추어임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최악의 콩글리시로 서울시가 쓰고 있는 'Hi Seoul'이라는 슬로건을 꼽는다. 한 마디로 '브레이 크 없는 콩글리시 폭주 기관차'라는 것.
"'하이 서울'이라는 말은 외국인들에게는 '당신 서울에게 인사하시오' 정도의 의미로밖에 들리지 않습니 다. 또 인사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지 왜 뚱딴지같이 서울에 인사를 합니까. 인천공항에서 외국인 3명에 게만 물어봐도 '하이 서울'이라는 말이 얼마나 황당한 슬로건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SBS 의 'Humanism thru Digital'이나 삼성전자의 'DigitAll', 현대자동차의 'Drive your way', 삼성생명 의 'Bravo your Life', 서울우유의 'Milk Itself' 등도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 리거나 실소를 금치 못할 문장들이다.
기업의 슬로건뿐 아니다. 월드컵 때 사용된 KTF의 'Korea Team Fighting'과 'Again 1966'도 잘못된 표현 이다. 'Fighting'은 전투할 때나 쓰는 말이고, '1966 Again'이라고 써야 맞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콩글리시가 확대ㆍ재생산되고 있다는 것.
"예전에 현대증권이 사용한 'Buy Korea'라는 말이 히트를 치면서 같은 이름의 기업소설도 등장하고, 이 를 모방한 표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인천시는 '바이 인천'을 외치고 있죠. 'Buy'에는 어느 나 라의 물건을 사라는 말은 있어도 '주식을 사라'는 말은 없습니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들이 생겨난 원인 으로 수직적 기업문화를 지목한다. 실무자들이 몇 가지 슬로건을 제안하면 경영진들이 영어권 사람들에 게 자문을 구하는 등 절차 없이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골라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것.
저자는 "영어가 공용어인 홍콩도 'Asia's World City'라는 홍보문구를 만들 때 18개월 동안 여러 나라에 서 리서치를 실시하고, 총 125만 달러의 비용을 들였다"며 "큰 비용이 들더라도 국가나 서울, 삼성 등 이 훌륭한 슬로건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서 오히려 자신의 얼굴에 먹칠하는 콩 글리시 슬로건들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04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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