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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5-05-30 05:33]
[중앙일보 하재식] 이르면 내년부터 부부가 함께 거주하고 있는 집을 팔거나 전세 보증금을 집 주인에게 서 되돌려 받을 때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배우자 동의 없이 집을 팔거나 보증금을 빼돌릴 경우 다른 배우자는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법 원에 매매계약의 취소 또는 원상 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가정폭력 사건을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법원의 허가 없이 48시간 동안 가해자에게 접근 금지를 명령 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경찰이 법원에 접근 금지를 신청해 허가를 받는 데 2~3일 걸린다.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위원장 한명숙)는 29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대법원에 민법.가사소송법.소년법 등의 개정.제정을 건의키로 했다.
한 위원장은 "개선 방안에는 부부 간의 실질적 평등을 유도하고, 급증하는 이혼을 막기 위한 대책들이 망라돼 있다"며 "9월 정기국회에 법률이 상정돼 통과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부재산 평등 분할=결혼 5년차 주부 A씨는 바람난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혹시라도 남편이 재산을 빼돌릴까봐 불안하다. 하지만 A씨는 네 살짜리 아들의 장래를 생각해 이혼 은 원하지 않는다.
민법이 개정되면 A씨는 이혼하지 않고도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이혼 전이라도 주택 등 중요한 재산을 처분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배우자를 상대로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 현행 민법은 이혼 후 2년 이내에 만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이강원 부장판사는 "부부 한쪽이 재산을 단독으로 처분해 배우자가 나중에 재산분할 청구 권을 행사할 때 불이익을 겪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재산분할 때 상속이나 증여받은 것을 제외하고 혼인한 뒤 취득한 재산에 대한 균등분할 원 칙을 민법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부부가 함께 모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반반씩 나눠갖게 된 다.
김명식 변호사는 "현재 전업주부의 경우 재산 분할 때 전체 재산의 30~40%를 받지만 민법이 개정되면 전 업주부가 40~50%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혼 숙려기간 제도 도입=사치가 심한 부인과 협의이혼하기로 결심한 B씨. 앞으로는 이혼허가를 받 기 위해선 숙려(熟慮)기간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지금까지 법원은 협의이혼 신청 당일 또는 다음날 이 혼을 허가했다.
위원회는 충동적이고 성급하게 이혼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숙려기간 제도의 도입을 제안했 다.
당사자가 이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숙려 기간은 협의이혼, 이혼청구 소송 등 법원에 이혼을 신청하는 모든 경우에 적용된다.
그러나 법원이 지정한 상담기관에서 부부가 함께 3시간의 이혼상담을 받을 경우엔 숙려기간이 면제된 다. 미성년(만 20세 미만) 자녀를 둔 부부는 반드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엔 협의이혼을 신청할 때 친권자를 누구로 할지, 양육비를 누가 부담 할지 등에 대한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양육에 관한 합의가 안 돼 자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 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 10세 소년도 보호처분=위원회는 소년법이 적용되는 소년의 나이를 만 12세 이상~20세 미만에서 만 10 세 이상~19세 미만으로 낮췄다.
초등학교 고학년생의 범죄가 늘고,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현재 형사 미성년자는 만 14세 미만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만 10~13세의 소년범은 보호관찰.사회봉사명 령.소년원 수용 등의 보호처분을 받게 되고, 만 14~18세는 사안에 따라 보호처분 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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