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2,000㏄급 중형차를 몰고 있는 A씨는 연간 52만원의 자동차세를 낸다. 반면 배기량 2,874㏄인 쌍
용차의 무쏘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을 갖고 있는 B씨의 올해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하다.

무쏘 SUT는 화물차로 분류되기 때문. 차를 구입할 때는 디자인과 성능, 품질과 안전성, 브랜드 파워와
애프터서비스 등은 물론 구입후 세금 문제도 두루두루 고려해야 한다. 알아두면 요긴한 ‘자동차 세테
크’를 살펴본다.

먼저 2008년까지 승용차보다는 7~10인승 차량(옛 승합차)의 자동차세가 더 싸다. 정부는 올해부터 7∼10
인승 자동차세를 단계적으로 인상, 올해 승용차의 16.5%, 2006년 33%, 2007년 50% 수준으로 올린 뒤
2008년에는 승용차와 동일하게 맞추기로 했다.

이는 당초 해마다 33%씩 인상키로 했던 것을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해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까지 자동차세로 6만5,000원만 내면 됐던 기아차의 쏘렌토, 현대차의 싼타페, 쌍용차의 무쏘 등 7~10인
승 자동차는 올해 11만4,000원, 내년에는 18만6,000원, 2007년에는 24만5,000원을 자동차세로 내야 한
다.

2,000cc급 중형 승용차의 경우 연간 52만원의 자동차세를 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록 인상되긴 하지
만 2008년까지는 7~10인승 차량의 자동차세가 저렴한 셈이다. 다만 2008년 이후에는 이 같은 구분이 사
라지고 10인승 이하 자동차는 모두 배기량에 따라 세금이 부과된다.

10인승 정도의 차를 사야 하는 입장이라면 9인승인지 11인승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쌍용차의 다
목적차량(MPV)인 로디우스 11인승의 경우 세금이 연간 6만5,000원에 불과하다. 11인승이어서 2008년까
지 이뤄질 7~10인승 차량의 세금 인상과 무관하다.

반면 기아차의 카니발이나 현대차의 트라제XG는 9인승이어서 세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다. 2007년까지 3
년간 부과되는 세금을 합하면 9인승은 11인승보다 최고 70여만원이나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기아차
는 이에 따라 5~6월 11인승 신차 VQ를, 현대차도 하반기중 11인승 EP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봉고 베스타 프레지오 이스타나 그레이스 등 생계형 승합차는 세금이 2008년 이후에도 매년 6만5,000원
으로 유지된다. 다만 이 차들은 모두 생산이 중단돼 중고차를 사는 수 밖에 없다.

배기량 800㏄ 미만의 경차를 구입하면 취득세와 등록세, 농특세가 면제된다. GM대우차의 마티즈를 기준
으로 보면 구입시 30만원 정도를 절세하는 셈이 된다.

2008년부터는 이 같은 혜택이 1,000㏄ 미만으로 확대된다. 법인 명의로 차를 살 경우 리스에 따른 절세
효과가 크다. 리스료가 손비 처리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가장 큰 ‘자동차 세테크’는 경유차를 타는 것이다. 지난해 산업자원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를 주유하는 것은 결국 62.8%를 세금으로 내는 것과 같다.

휘발유의 리터당 가격이 1371.21원이라고 할 때 공장도 가격이 433.51원이라면 교통세, 교육세, 지방주
행세, 부가세 등 세금은 모두 861.17원이나 된다. 반면 경유의 세금 비중은 47.29%로 경유 리터당 가격
을 878.53원이라고 할 때 415.42원이 세금이다. 특히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연비가 뛰어나 유류비
가 통상 30% 이상 적게 든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