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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학기 학부모회 참석·기부금 강요에 골머리
새학기 들어 학교마다 ‘학부모회’가 꾸려지면서 불법 찬조금과 회비 문제로 학부모들이 골머리를 앓 고 있다.
학부모들의 ‘자율조직’인 학부모회를 꾸리는 데 교사들이 나서서 참석을 부추기는가 하면 학교장이 학 부모회에 참석해 불법 찬조금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해 말썽을 빚기도 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각 학교마다 학부모회에서 반별로 몫을 정해 찬조금을 걷고 있다.
■ 기부금 강요
=한 여고 교장은 3학년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부는 책임지고 가르칠테니 교사 사기진작을 위해 회식을 책임져 달라. 돈을 쓴 장부는 만들지 말아 달라”며 노골적으로 기부금을 내도록 부추기는 말을 했다.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해당 교장은 “교사들이 수고가 많은데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항상 교 장이 식사 대접을 할 수는 없다는 얘기를 한 것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말 학무모회 총회를 연 ㄷ초교와 ㅍ초교에서는 학교장들이 “학교발전기금을 내지 못하도록 하 는 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부금을 내도 좋다”며 대구시교육청 공문내용을 들먹이며 개별 적으로 기부금을 내라고 은근히 부추겼다.
■ 반별 모금액 할당
=수성구의 한 사립고 2학년의 경우, 최근 학부모회를 열어 ‘교사 양복값’ 명목으로 한 반에 300만원씩 을 걷기로 했다. 이 학교는 해마다 새 담임교사에게 양복값 300만원씩을 주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것 으로 알려졌다. 전체 40학급이 넘는 이 학교에서 계획대로 돈을 걷으면 ‘교사 양복값’이 1억원이 훌 쩍 넘게된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담임 교사를 통해 학부모 대표들에게 회비를 걷지 말 것을 여 러차례 당부했는데 여전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학교 뿐만 아니라 최근 학부모회를 꾸린 대부분 학교에서 일반 회원과 간부로 나눠 각 반별로 모금액 을 할당했다. ㅎ고와 ㅇ고, ㄴ고의 경우, 일반 회원은 10만원, 반대표는 30만원, 학년대표는 100만원으 로 몫이 정해졌다. ㄷ중은 일반 회원과 부회장, 회장, 총회장이 각각 5만원, 25만원, 40만원, 100만원으 로 정해졌고, ㄱ초교는 회장 100만원, 학년대표 20만원, 일반회원은 2만원씩을 걷었다.
ㅅ고는 학년대표가 “반대표가 다 내든지 거두어 내든지 한 반에 100만원을 맞춰내라”며 학반 대표 학 부모에게 모금액을 할당했다.
초·중학교 보다는 내신성적이 관리가 중요한 고교에서 특히 불법 찬조금이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드러 났다. 불법 찬조금은 대부분 학교에서 학교 물품 구입비, 교사들의 회식비와 선물비용으로 쓰여지고 있 다.
참교육학부모회 문혜선 대구지부장은 “학부모회에서 걷은 돈을 대부분 학교장과 교사들이 쓰면서 불법 찬조금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교육감이 의지를 가지고 학교장이나 교 사들이 불법 찬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불법 찬조금 모금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부는 대구 시내 초·중·고의 불법 찬조금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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