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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태진] 고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시들하다. 연비가 승용차 보다 낮아 기름값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7인승 이상 SUV와 레저 차량(RV)의 자동차세가 인상돼 소비자들이 선뜻 SUV를 사기 힘들게 됐다. 대신 중소형 승용차가 잘 팔리고 있다.
주로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국산 SUV는 힘이 좋고 시트를 다양하게 배치해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다는 장 점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차체가 상대적으로 무거워 연비가 나쁜 것이 단점이다. 지난해 11월까 지 SUV의 시장 점유율은 40%대였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년 만에 처음으로 36.8%까지 떨어졌다. 이 같 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돼 1.2월에는 30%까지 추락했다.
회사별로도 쌍용차의 무쏘.렉스턴,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차의 쏘렌토 등 각 사의 주력 SUV 판매가 30% 이상 줄었다. 일반 중소형 세단은 5~10% 이상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1997년 18.3%에 불과하던 SUV의 시 장 점유율은 99년 37.6%, 2000년 47.1%, 2002년 47.9% 등으로 해마다 상승했다. 2002년에는 승용차와 거 의 비슷한 대수가 팔린 것이다. SUV의 인기가 시들한 이유는 유가 급등이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최 근 경유 가격은 ℓ당 1000원을 넘었다.
정부가 석유가격 개편을 논의하면서 2006년부터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값의 85%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을 정 한 것도 한 원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고유가 이외에도 승용차와 SUV의 장점을 혼합한 크로스오버 차량(스포티 지.투싼 등)이 인기를 끈 것도 SUV 판매 부진의 원인"이라며 "올해 나올 신차도 승용차가 주류라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에서도 인기 시들=미국의 1.2월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2.0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올랐다. 미국 자동차 조사업체 중 하나인 핀(PIN)에 따르면 올해 1.2월 대형 SUV 판매는 지난해 같 은 기간에 비해 25%나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뚝 떨어졌다.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1.2월 SUV.픽업트럭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포인트, 2.2%포인트 감소했다. 대신 연비가 좋은 소형차는 2.2%포인트 올랐 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성 높은 소형차로 수요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연비가 일반 승용차보 다 2배 이상 좋은 하이브리드(휘발유+전기모터)카 판매는 20% 이상 급등했다.
이 같은 추세는 미국 1위 자동차업체인 GM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GM의 SUV.픽업트럭의 2월 미국 내 판매는 전월에 비해 9% 감소했다. 포드도 8% 떨어졌다. 지난주 GM의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위기 에 처한 것은 서버번.타호 등 SUV 판매부진 때문이다. 포드 역시 고유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에 대 비해 SUV 생산을 대폭 줄일 예정이다. 미 켄터키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대형 SUV '익스커전'은 생산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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