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고 "귀족영재학교" 되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3-23 오전 9:28:00
(::1년 등록금 1500만원‥기부금 유치 시급::)

지난 1996년 설립 당시 우리 교육의 도전이자 비전으로 받아들여졌던 민족사관고가 불과 9년만에 위기
를 맞고 있다.

직접적 원인은 재단기업이었던 파스퇴르 유업이 지난해 6월 한국야쿠르트유업으로 넘어가면서 재단 전입
금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사고 위기의 근원 우리 교육의 총체적 모순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민사고는 그간 국내외 유명대학 진학이란 외형적 성과 못지 않게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지도자 양성이란
건학이념에 충실해왔다.

더구나 민사고는 영재교육기관이면서도 설립초기 무상교육을 실시했다.
한 기업인의 교육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 대한 의지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민사고는 `귀족영재학교'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IMF 위기로 파스퇴르 유업의 전입금이 끊기면서 받기 시작한 등록금은 연간 1500만원으로 인상됐다.
대학등록금 2배 이상이다.
또민사고 입학기준은 외국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의 경우 CBT토플 240점대(당초 260점이었으나 최
근 완화됨)로 입학을 위해서는 상당한 사전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한다.

물론 민사고는 현재 360명인 재학생수를 순차적으로 600명까지늘리고 기부금 유치 및 수익사업 활성화
를 통해 자립운영 기조를정착시킬 방침이다.
또 장학금 지원을 늘려 `만들어진 학생'보다는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다.

문제는 민사고와 같은 `자립형사립고'의 경우 법률상 재단이나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고교교육개혁을 위해 1500만달러(1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의 빌 게이츠 회장이나 200억엔(2000억원)을 투자해도요타학교 설립을 추진하려는 도요타자동차 같은 기
업이 흔치않다.

따라서 자립형 사립고가 질 높은 영재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민사고와 같은 고액의 등록금 정책이 불
가피하고 이는 빈부격차의 대물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2010년까지 영재교육 대상자를 기존 0.3%에서 1% 수준까지 늘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정규과정인 영재학교는 부산과학고 1개 뿐이고 향후 예술돚정보분야 영재학교 2개교가 신설
되더라도 여전히 부족하다.
그나마 대입기관으로 변질될 우려도적지 않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재교육은 필수하다.
그래서 민사고의위기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영재교육 투자, 기부금 입학을 포함한 사립 영재교육기관
관련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 기업 등사회 전체의 교육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호소처럼 들린다.

박민기자 min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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