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신창운.김창규] 36.6점-. 우리 국민이 매긴 우리 사회의 평균 품격 지수다. 중앙일보가 지난 달 18, 19일 품격과 관련 있는 주요 행태를 놓고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13명에게 물어본 결과다. 100 점 만점 기준으로 '보통/중간'(50점)과 '낮은 편'(25점)의 가운데에 해당하는 수치다. 조사 대상의 품 격 항목은 정치인의 말, 인터넷 언어, 토론 문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등 열 가지. 항목별 점수는 28~44점으로 보통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사회 지도층의 품격 불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치 지도층이 쓰는 언어의 품격 점수는 28점 으로 조사 항목 중 가장 밑바닥이었다. 응답자의 27%가 아예 0점(품격 제로)으로 매겼고, 38%는 고작 25 점(품격이 낮은 편)을 주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혼탁하게 했던 막말 정치의 심각한 후유증이다. 응답 자 중 민주노동당 지지자가 정치인의 언어 품격(26점)을 가장 낮게 평가했다(한나라당 지지자 30점, 열 린우리당 지지자 33점).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평점도 29점에 머물렀다. 우리 사회 지도층이 반칙과 특권의식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드러났다. 학력 높은 응답자일수록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평가가 떨어졌다.
사이버 공간의 네티즌 품격은 32점에 불과했다. 인터넷 상에서 언어 폭력, 저질 언어파괴가 위험 수위 를 넘어섰다는 여론 진단 결과다. 연예인 X파일의 인터넷 유출 파문을 둘러싼 우려 섞인 논란도 여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약을 실천하고 예약을 존중하는 '약속 문화'가 34점에 그쳤고, 상대방을 인정 하고 타협을 앞세우는 '상생'은 39점이었다.
방송 토론의 품격은 10개 항목 중 가장 높은 44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수치도 '보통'에 이르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 밖에 법을 지키고 권위를 인정하는 '준법'은 42점을 얻었고, 과도한 상업주의를 지양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절제'항목은 41점을 받았다. 전화로 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 준에서 ±3.1%포인트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김창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