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기증자격 20~34세 임산부로 제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1-27 오전 9:24:00
동아일보]
백혈병 등 난치병 치료에 중요한 자원인 제대혈(탯줄혈액)에 대한 정부지침이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보건복지부는 26일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와 1년 6개월간 공동작업을 통해 총 8개 분야로 구성된
‘제대혈은행 표준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제대혈 관리를 위한 통일된 기준이 없어 검사와 보관 방법이 업체마다 제각각이었다. 그러
다 보니 냉동보관 당시의 기록만 믿고 환자에게 이식하려다 뒤늦게 하자를 발견해 환자가 낭패를 보는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그동안 의학자 등 전문가들이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법안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
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내용 들어 있나=제대혈의 채취부터 이식까지 전 과정을 총 8개의 분야로 나눠 일반지침과 세부지
침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공여제대혈의 품질향상을 위해 기증 자격을 명확하게 했다는 것. 지금까지는 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기증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임신 37∼42주째 출산한 20∼34세의 임산부로 제한했
다. 또 각종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병력이 있는 경우, 해외에서 귀국한 지 3주가 지나지 않은 경우도
기증 자격에서 제외했다.

이식 과정에서 ‘부적격’이 발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대혈을 채취한 직후 검사를 강화했다. 총유핵
세포수, 세포 생존율, 조직적합항원검사 등 필수적인 검사는 반드시 하도록 했다. 지침에 따르면 모든
처리를 끝내 냉동 보관할 때도 다시 검사를 해야 한다. 채취부터 냉동보관까지 총 36시간을 넘기지 말도
록 한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전망은=이번 지침이 시행되면 난립하고 있는 제대혈은행의 옥석(玉石)을 가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
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제대혈 냉동보관시장은 최근 급속하게 커져 몇 년 새 업체 수만 13개로 늘었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으
로 일부 업체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거나 사실상 휴업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됐을 때 100만 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가족제대혈을 보관한 소비자는 아무런 보상도 받
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족제대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여제대혈과 달리 보관한 제대혈을 나중에
가족끼리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까지 18만여 명이 가족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지침은 새로 가족제대혈을 보
관하려는 소비자가 업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번 지침을 향후 제대혈 관련법안 마련의 첫 단추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한조혈모
세포이식학회 관계자는 “이번 지침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약점 때문에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
대혈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도 “일단 지침을 먼저 시행하고 난 뒤 학회와 업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
을 통해 더욱 강력한 추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제대혈:

태반이나 탯줄에 들어있는 혈액을 말한다. 피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있어 골수이식을 대체하는 방
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백혈병 치료에 주로 쓰이지만 여기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치료제를 만드는 연
구도 활발하다. 각종 난치병 치료의 중요한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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