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의사 최정헌씨 장수비결-라디오체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1-13 오전 9:42:00
제자만 2천800여명, 70년째 소아과 전문의 활동
대구=연합뉴스


93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직에서 활동 중인 의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세강병원 소아과 과장으로 근무하는 최정헌(崔正憲.93)
경북대 의대 명예교수.

그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구시청 부근에서 개인 의원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제자의 제자인 세강병원 김징균 원장의 권유로 지난 해 3월 의원을 처분한 뒤
현재 이 병원에서 소아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1912년 평안남도 강서군 증산면 태어난 최씨는 1935년 경성의전을 졸업하면서의사에 입문한 뒤
꼬박 70년을 소아과 전문의로서 한길을 걸어왔다.

그는 경성의전 졸업 후 개성도립병원, 평양시립병원 등에서 근무를 하다 사상검증을 피해
1947년 월남, 이후 28년간 경북대 의대 소아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1977년정년퇴임 후부터
지난해 세강병원에 나가기 전까지는 개업의로 활동했다.

최 교수의 이같은 이력은 세계 최고령 진료의사로 기네스북에 올랐으나 2002년 타계한
고 문창모(文昌模.96) 박사의 뒤를 잇게 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는 “아직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대안동 집에서 송현동 병원까지 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며 건강을 과시했다.

또 소아과 전공의들의 바이블인 ‘넬슨 소아과학 교과서’를 판이 바뀔 때마다 사보던 그는
얼마전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이 책의 17판을 주문했다가 ‘이제 그만하시라’며 퇴짜(?)를 맞는
등 학구열도 여전하다.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배출한 제자만도 줄잡아 2천800명에 달하는 등 그 동안삶의 보람도 컸지만
정년퇴임 무렵 제자의 원고 분실로 이루지 못한 소아과학 교과서 집필의 꿈이 아쉬움으로 가슴
한 켠에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소아과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세강병원에 일주일에 3번 출근해 몇 몇
어린 환자들을 돌보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는 편.

그는 “병의 치료는 사는 데 지장이 있어서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며
“소아과 의사의 소임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어린이가 훌륭한 성인이 되도록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수 비결에 대해 최 교수는 “돈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잘라 말하며 “월남한 뒤
개업해 돈만 계속 벌었으면 벌써 죽었겠지만 대학에 있으면서 돈에서 멀어지니까 한결 편하더라”고
술회했다.

오래된 습관인 ‘라디오체조’(일제시대 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따라하던 체조)를 아침 저녁으로
계속하고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는 것도 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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