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미술은 서로 끌어 당긴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1-07 오전 9:40:00
사비나미술관 '보는 이야기'전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시각적 요소와 '보는 이야기'라는 서사적 요소
를 갖고 있는 영화는 갈수록 미술을 동경한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술도 영상매체의 확산 속에서 움직임을 시각화하거나몽타주 기법을 활용하는
등 영화에서 끊임없이 자양분을 공급받고 있다.

관훈동의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보는 이야기'전은 영화와 미술이 이처럼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전했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에서보이는 시각적이면서도 서사적인 특성이 영화
의 그것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전시다.

출품작가는 강홍구, 김범수, 김세진, 김창겸, 박경주, 박태규, 박혜성, 박화영,이광호, 이중재 등 10명.

강홍구의 'Who am I'는 대중영화 스틸사진 속에 작가의 젊은 시절 모습을 합성한 작품으로 자신의 정체
성과 영화에 투사된 욕망의 문제를 표현했다.

김범수의 'Hidden Emotion'은 공연장면과 다큐멘터리, 흑백필름 등 이미 사용됐거나 용도폐기된 각종 필
름들을 모아 재조립한 설치 작품으로 뒷면에서 발산되는 빛으로 인해 영화 필름 속 이미지의 생명력을
재확인해준다.

김세진의 '욕망의 바다'는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의 식상한 소재와 감성, 진부한 줄거리 등을 종합 구
성해 들려주는 비디오 작품으로 내러티브를 갖고 있는 영상들이 지닌 조악함을 드러내고 있다.

김창겸은 영화적 서사구조를 강조하는 비디오 설치작품 '편지'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과거'라는 시점에 대해 편지를 쓰는 행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스크린에서만 상영될 수 있는 영
화와 달리 스크린 밖의 오브제와 영상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작품이 된다는 차이를 보여준다.

박경주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선거유세 퍼포먼스를 담은 네 개의 비디오를 출품했으며 전시회 이후 퍼
포먼스에서 기록된 시민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뒤 각 정당에배포해 이주 노동자들의 처우문제에 대한 여
론을 환기할 계획이다.

박혜성은 앵그르의 명화 '샘'을 소재로 한 동명의 영상작품을 선보였으며 박태규는 광주천변 풍경과 생
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영화간판작품 '광주천의 숨소리'를, 박화영은 독특한 편집영상
기법이 돋보이는 'Everything okay?"라는 작품을, 이광호는 자신의 태몽 이야기를 회화와 사진, 영상으
로 각각 보여준다.

이들 작품이 영화와 미술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이중재의 '엉클샘'은스크린쿼터 폐지 반대라는
목적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미국영화 속 인물이 총을 쏘면 한국 영화속 인물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영상
을 보여줌으로써 할리우드의 시장개방압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2월 26일까지. ☎02-736-4371∼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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