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건강 열풍… 부부 해로 길어진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2-21 오전 9:48:00
[중앙일보 김영훈 기자] 6년 전 직장에서 퇴직한 김정호(67.경남 마산시)씨는 요즘 웬만한 직장인만큼
바쁘다. 오전에는 일본어와 컴퓨터, 오후에는 악기 연주를 배우느라 하루가 짧을 정도다. 주에 한 번은
등산을 가고, 기회 있을 때마다 국내외 문화 답사에 나선다. 김씨는 "앞으로 십수년은 더 살아야 하는
데 벌써 노인티를 내며 집에만 있을 순 없다"며 "여자가 더 오래 산다는데 부부가 해로해야 한다는 책임
감에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들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여전히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살긴 하지만 그 차이가 줄어드
는 추세다. 남자가 여자보다 암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의술이 발달한 데다 직장생활에만 충실하던
많은 남자가 자기 몸을 챙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건강관리 나선 남자들=통계청은 20일 '2002년 생명표'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77세라
고 밝혔다. 남자는 73.38세, 여자는 80.44세로 남녀 간에 7.06세 차이가 났다. 1991년 조사 때의 8.18세
에 비해 한 살 이상 좁혀진 것이다. 11년간 남자 수명은 5.6세 늘어난 반면 여자는 4.5세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40대의 경우 남녀의 남은 수명 차이가 평균보다 낮은 여섯살에 근접하고, 50대
는 다섯살로 좁아졌다.

정창신 통계청 과장은 "남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40대 남성 사망률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서울 을지로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이윤기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
는 30~40대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몸짱 열풍이 '아저씨'들에게도 자극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래 살기 위해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은 남성은 암, 여성은 순환기 계통 질병으로 나타났다. 2002년에
태어난 남자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암으로 숨질 확률은 26.6%로 여자(14.4%)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여
자는 순환기 계통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5%로 가장 주요한 사망원인으로 꼽혔다.

◆ 얼마나 더 살까='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다'고 말할 수 있는 연령은 남자는 37세, 여자는 41세로 나타
났다.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이 똑같다는 것이다. 45세인 사람의 경우 남성은 앞으로 31년 정도
를, 여성은 37년 정도를 사는 것이다.

60세인 남성은 18년을, 여성은 23년을 더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들수록 평균 수명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사고나 심각한 질병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
다.

◆ 고령시대 대비해야=오래 살기는 하는데 할 일이 없다는 게 문제다. 고령화 추세를 사회 시스템이 뒷
받침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퇴직 후 재취업과 자영업 등 모든 경제활동을 포함해 앞으로 일을 하면서 지
낼 수 있는 기간은 25세 남자의 경우 34.5년, 여자는 23.1년으로 10여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
다. 1990년 조사에 비해 수명은 평균 5년 정도 늘어난 반면 정년은 남자 0.6년, 여자 1.6년 느는 데 그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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