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피할 수 없다면 똑똑하게 마시는법 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2-15 오전 10:02:00
조선일보 임호준 기자]술에 관한 ‘비법(秘法)’들이 난무하지만 술은 적게 마시는 게 상책이다. 그러
나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마시는 술의 특성과 적합한 안주 등을 제대로 알고 마셔야 술로 인한 고
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주, 맥주, 양주, 와인 등을 마실 때 주의할 점과 적합한 안주를 삼성서울병
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안산1대학 식품영양학과 윤재영 교수
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소주
일본인은 소주도 물에 타서 마시지만 한국적 분위기에선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오이채를 넣어 희석시키는 ‘오이 소주’다. 알코올 농도가 낮아질 뿐 아니라, 소주의 쓴맛이 중화돼 마
시기 편해지며, 오이 속 여러 영양소가 첨가되므로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가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
내 칼륨이 소변으로 다량 배출되는데, 오이는 칼륨 함량이 매우 높아 소주와는 안성맞춤으로 어울린다.
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주를 먹는 것은 좋지만 삼겹살처럼 너무 고지방식은 좋지 않다. 술 자체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술을 마실 땐 알코올이 우선적으로 분해돼 열량으로 사용되고, 안주로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뱃살(지방)로 축적되므로, 안주는 ‘무조건’ 저지방·저칼로리여야 한다. 낙지볶
음이나 요즘 유행하는 불닭처럼 매운 안주는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므로 역시 좋지 않다. 소주와는 삶
아서 기름을 쏙 뺀 소·돼지 수육이 잘 어울리며 생선류도 좋은 안줏감이다. 생선찌개나 버섯전골 같은
따끈한 국물과도 잘 어울린다.

◆양주
위스키 등 대부분의 양주는 40도가 넘는 독주로 위 점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얼음이나
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게 좋으며,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는 틈틈이 물이나 우유 등을 마셔야 한다. 술을
마시면 흡수한 알코올 양의 10배 정도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도수가 낮은 맥주는 문제가 안 되지만,
독주는 많이 마시면 수분이 고갈돼 탈수가 될 수 있다. 양주 안주로는 치즈가 제격이다.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적당한 포만감도 준다. 단백질이 많은 촙스테이크나 신선한 야채·과일도 양주 안주로 좋다.
한편 폭탄주는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술에 취하는 정도나 간 독성 등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에 정
확히 비례하며, 양주와 맥주를 섞었다고 더 많이 취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도수가 10~13도 정도인 폭
탄주를 단숨에 들이켜는 ‘폭탄주 주법’이다. 폭탄주를 만들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나눠 마신다
면 폭탄주라고 특히 나쁠 이유는 없다.



◆맥주
맥주를 마시면 아랫배가 나온다는 사람이 많지만, 유독 맥주를 마셨다고 살이 더 찌는 것은 아니다. 모
든 술은 칼로리가 높아 아랫배 비만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알코올 함량이 낮은 맥주는 위액 분비를 촉
진시켜 식욕을 자극하므로 간접적으로 아랫배 비만의 원인이 된다. 맥주 안주로 많이 먹는 닭 튀김, 감
자 튀김, 소시지 등은 맛은 있지만 칼로리가 높아 맥주뿐 아니라 어떤 술과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조미 땅콩이나 크래커처럼 짠 안주는 갈증을 불러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므로 좋지 않다. 볶은 지 오래
된 땅콩은 과산화지질이나 아플라톡신 등 독성물질을 포함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맥주 안주로
는 간간한 육포나 생선포, 비타민이 듬뿍 든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적당하다. 육포는 고단백이라 알코
올 흡수를 지연시키며, 칼로리도 그리 높지 않다. 오징어에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으며, 간 해독
성분인 타우린도 많아 맥주 안주로 적당하다.

◆와인
와인, 그중에서도 레드와인은 심장병을 예방·치료할 뿐 아니라 노화방지와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 식
사 때마다 레드 와인 한두 잔을 권하는 의사도 많다. 그러나 와인은 도수가 낮아 많이 마시기 쉬우며,
많이 마시면 심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외국에선 이를 ‘레드와인 두통’이라고 부른다. 와인의 산화
를 방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아황산염이 두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레드와인 속
의 타닌 성분과 히스타민 성분이 두통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음식의 맛을 북돋우는 범위 내
에서 마셔야지, 술 취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와인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어
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화이트 와인은 생선류나 닭고기 요리에, 레드 와인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요
리를 먹을 때 많이 마신다. 일반적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이 안주로 제격이며 치즈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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