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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송의호 기자]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13일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대건중 1학년 2반. 학생들과 교사는 '안녕' 대신 이렇게 인사했다.
교실 맨 앞줄 출입문 옆에 서진우(14)군이 휠체어에 앉아 있다. 그는 뇌성마비(1급)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걷기는커녕 일어설 힘도 없는 상태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책장을 겨우 넘기고 컴퓨터 자판 을 두드리는 정도다. 근육 힘이 자꾸 빠지는 증상 때문이다.
반 친구들은 처음엔 그의 어눌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그와 잘 어울리지도 못했지만 이젠 진우는 학급 에서 인기 '짱'이다. 언제나 밝게 웃는 표정의 진우가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날 1교시가 끝나자 친구 두세 명이 모여 휠체어에 앉은 진우를 몇 번 들었다 놓았다. 수업시간 내내 앉아 있느라 자리에서 미끄러져 내린 진우를 다시 앉혀주기 위해서다. 손을 못 쓰는 진우를 대신해 수업 이 끝나면 친구들이 돌아가며 대신 필기해 준다.
미술.음악 등 특별활동 시간은 지하나 2층으로 교실이 바뀐다. 그때마다 친구 셋이 한 조가 돼 진우가 앉은 휠체어를 번쩍 들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엘리베이터가 아직 없어서다. 초등학교 친구 김준창군은 진우를 도와야 한다며 같은 중학교에 배정해 달라고 요청해 같은 반이 됐다. 김태오군은 "진우는 기분 이 나쁠 때도 웃는다"며 "그런 걸 배울 수 있는 참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우가 이 학교에 입학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장애아 시설도 없고 교육 경험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진우의 부모는 "정상아들 속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몇 번이나 호소했 다. 변종대(60)교장은 가톨릭재단 학교로서 건학이념을 실천하자며 마침내 교사들을 설득했다.
입학을 앞두고 변 교장은 진우 등 중증 장애아 셋을 위해 3층에 있던 1학년 교실을 1층으로 재배치했 다. 화장실도 두 칸을 헐어 큼지막하게 하나로 만들었다. 교장실과 교무실 등 주요 출입문은 나무 문 대 신 투명한 유리문으로 바꿨다. 장애아들을 수시로 지켜보기 위해서다.
변 교장은 진우가 입학하면서 교내 인사말을 '안녕하십니까'에서 '사랑합니다'고 바꿨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장애아들을 아끼고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얼마 전 진우 생일 땐 반 친구 모두가 진우 집으로 초대받았다. 그날 진우는 "난 참 행복하다"고 말해 어머니는 목이 메었다.
변 교장은 진우반 담임도 수녀에게 특별히 맡겼다. 서데레사 수녀는 "우리 반은 진우 웃음으로 언제나 사랑이 넘친다"며 "내가 오히려 더불어 살 줄 아는 아이들의 순수함에 많은 걸 배운다"고 말했다.
진우와 같이 매일 등.하교하는 어머니 이경연씨는 "진우는 학교 가는 걸 행복해 한다"며 "편견 없는 친 구들에게 늘 고맙고 한편으론 짐을 떠넘긴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변 교장은 "진우가 들어온 뒤로 우리 학교는 인성교육이 필요 없게 됐다"며 "진우의 안전을 위해 하루빨 리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우는 최근 담임 교사의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선생님 우리 반 그대로 2학년 올라가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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