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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음식점, 학원 등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서비스업종이 빈사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골 깊은 경기침체 탓에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허리띠를 바짝 죄고 있다. 워낙 장사가 되지 않자 시장상인들의 한숨 소리도 멎은 듯하다.‘불황 무풍지대’로 불려온 학원가도,‘부자1번지’라는 서울 강남에도 불황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젊음의 거리도 돈이 안 돈다
5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그나마 활기가 넘치는 대학로의 한 식 당 앞에서 전문 도우미들이 ‘메뉴 한 개를 시키면 또다른 안주를 하나 더 준다.’는 전단을 행인들에 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넣고 종종걸음을 치는 행인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 부족이다. 근처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홍모(42)씨는 “낮에는 3000원짜리 밥을 파는 식당으로, 저녁에 는 맥주집을 운영하면서 겨우 폐업을 면하고 있다.”며 “청년 백수들이 늘면서 용돈이 빠듯해 돈을 쓰 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11시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올해 초만 해도 자녀를 데리러 오 는 학부모들의 차들로 근처 교통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정이 확 바뀌었다. 한산하기 그 지없다. 이곳에서 영어전문학원을 10여년째 하고 있다는 황모(48)씨는 “1년 전보다 수강생이 절반 가량 으로 줄었다.”며 “학원비를 제때 내지 않는 학생도 10명 중 한 명꼴”이라며 경기침체의 여파를 실감 하는 듯했다.
이 때문에 문닫는 학원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학원매매 사이트인 아카데미119의 이기붕 부장 은 “매주 신규 매물이 나오고 있고,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권리금 없이 매물을 내놓는 학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데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EBS의 수능방송이 시작된 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풀죽은 강북의 상가
음식점, 헬스장 등이 밀집해 있는 서울 신촌 D상가는 시쳇말로 죽을 맛이다. 이곳에서 족발장사를 하는 유모(42·여)씨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이 일주일에 두번은 된다.”며 “요즘은 월평균 매출이 50만 ∼60만원에 불과해 월세(40만원), 관리비 등을 내고 나면 밑지고 장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가 내 헬스클럽의 코치 김모(27)씨는 “너무 안된다. 지난해 말부터 한달에 회원이 10%씩 떨어져 나가자 헬스 이용료를 30∼40% 내렸다.”며 “6개월에 헬스, 스쿼시 등을 할 때 42만원 받던 것을 30만원으로,1개월 짜리는 8만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내려받고 있다.”고 말했다.“클럽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말부 터 봉급도 20∼30% 삭감돼 100만원 남짓 받는데, 소주 마시기도 어렵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고기 먹다가 라면 먹어요
서울 수유동에서 이불장사를 하는 최모(35)씨는 “성수기인 겨울철이 다가오는데도 매출은 오히려 3∼4 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들고 있다.”며 예전에는 점심 때 고기도 먹었지만, 지금은 장사가 너무 안 돼 라면으로 때울 때가 잦다.”고 털어놓았다.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가게가 무분별하게 많이 늘어난 것 도 장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미아리에서 분식집을 하는 이모(40)씨는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새벽에 라면이 거의 팔리지 않 고 있다.”며 “유흥음식점이 있는 곳은 라면집과 미용실에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속옷가게를 하는 노모(45)씨는 “2000년에는 카드매출이 꽤나 됐었다.”며 “지금은 신용불량자가 많이 생겨서 그런 지 그때보다 카드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소 폐업 속출
지난해 10·29대책 이후 부동산 거래가 끊기다시피하면서 중개업소에도 찬바람이 거세다. 대치동에서 부 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52) 대표는 “올들어 임대료 내기도 빡빡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지 었다.‘부동산중개업소 최다(最多)지역’인 서울시 강남구는 최근 3개월 사이 부동산 중개업소 2000여 곳 가운데 124곳이 자진 폐업신고를 했다.
김유영 박지윤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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