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은…진보 성향 44.7%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0-25 오후 2:48:00
중앙일보 김승현.백일현 기자] #1. 지난달 초 한양대 서울캠퍼스에 '동아리 해체 선언문'이란 벽보가 붙
었다. 1990년대 초 결성된 이 동아리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고 실천을 고민한다'며 운동권 학생
들이 만든 이른바 '이념서클'이었다. 이들은 벽보에서 "비판과 고민을 담아야 할 사회과학 세미나가 형
식적인 모임으로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동아리 활동에 대한 신입생 회원들의 무관심도 해체의 중요
한 이유였다.

#2. 서울여대는 지난 9월 '부자학 개론'을 신설했다. 350명 정원은 수강신청이 시작된 지 단 2분 만에
채워졌다. 부자 되는 방법을 책으로 펴낸 작가, 억대 연봉의 보험설계사 등이 강단에 직접 나서 '실전
재테크'를 강의한다. 서울여대뿐 아니다. 한국외대.성균관대.경희대 등 주요 대학에서 요즘 가장 인기있
는 수업은 경제.금융 현장의 최고경영자(CEO)들을 강사로 초빙한 특강이다.

한양대 손정식(경제금융학부)교수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재테크 기법 등에 학생들의 관심
이 매우 크다"며 "내년 학기부터 수강 인원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변하고 있다. 전북대 설동훈(사회학).연세대 한준(사회학)교수 등이 지난 6월 전국 대학생
2000여명을 상대로 '대학생 생활과 의식'을 조사했다. 이 결과를 본지와 설.한 교수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물질적인 가치를 우선하고 있었다.

경제성장 등 '물질주의적 가치'와 인간적인 사회 추구 등 '탈(脫)물질주의적 가치'를 비교분석하는 잉글
하트 분석법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우리 대학생 중 물질주의자는 17%로 2001년(10%)보다 늘어났다. 탈물
질주의자는 9.7%였으며, 나머지는 혼합형이었다. 2000년 미국의 18~24세 대학생 가운데 탈물질주의자는
30.1%인 반면 물질주의자는 5.9%에 그쳤다.

설동훈 교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라일수록, 젊은 세대일수록 탈물질주의자가 물질주의자보다
많다"며 "우리의 경우 고용 없는 성장과 경기 침체 등 사회 구조적 요인이 대학생들을 물질적 현실주의
자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이념 성향도 2002년 63.5%에 달했던 진보 성향은 올해는 44.7%로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
다. 반면 2년 전 24.7%이던 중도 성향은 올해 40.3%로 뛰어올랐다. 보수적인 성향도 11.2%에서 14.1%로
증가세를 보였다.

◆잉글하트 분석법=미국의 사회학자 잉글하트가 사회 구성원이 어떤 가치를 선호하는지를 알기 위해 만
든 기법. 12개 항목을 물질주의적.탈물질주의적 가치로 나눈 뒤 4지선다형 질문을 통해 가치관을 측정한
다. 물질주의적인 가치를 5개 이상 선택하면 물질주의자로, 0~1개면 탈물질주의자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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