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때아닌 "화폐개혁" 논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9-08 오전 9:57:00
디노미네이션·10만원권 추진…재경부 "천천히 해도 안늦어"

방현철기자 banghc@chosun.com

입력 : 2004.09.08 05:42 00'

화폐의 액면 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이나 10만원권 발행 등 화폐 개혁 논의가 주무부
서인 재정경제부나 한국은행이 아닌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다. 디노미네이션은 화폐 액면 단위를 1000
원에서 1원으로 낮추는 식으로 모든 지폐 및 주화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
를 말한다.
열린우리당 이계안(李啓安) 제3정조위원장은 7일 사견임을 전제로 “1만원권이 처음 등장한 1973년 이
후 경제규모가 20배 이상 커졌는데 아직까지 30년 전 화폐단위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디노미
네이션에 대한 공론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우제창(禹濟昌) 의원은 이와 관
련, 이 위원장 등 당내 경제통 의원들과 함께 1000원을 1원으로 절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화폐단위변경
법 발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 등 여야의원 11명은 10만원권과 5만원권 등 고액화폐 발행을
골자로 한 화폐개혁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 가장 화폐가치가 낮은 한국은 조만간 국제적으로 기이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며 화폐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무부서인 재정경제부는 디노미네이션에 굳이 반대하지는 않지만 당장 급하게 추진할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지금은 중요한 일들이 많아 디노미네이션
을 생각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디노미네이션을 포함한 화폐 개혁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던 한국은행은 정치권의 논의에 적극
동조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박승(朴昇) 총재가 지난 1월 인터뷰에서 “2002년부터 내부적으로 연구
·검토해온 고액권 발행, 위폐 방지와 도안 혁신, 디노미네이션 등 화폐 선진화를 위한 새 화폐 발행문
제를 총선 후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비공식적으로 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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