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경민.김종윤 기자]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란 경기는 침체됐는데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보통은 물가가 불황기에는 떨어지고, 호황기엔 오른다. 하지만 불황기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은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크고 치유도 어렵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 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5% 이상 되고,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도 3.5% 선이라 정부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도 아직까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 능성이 작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하반기 이후다.
대부분의 연구기관은 내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5 일 내년 경제 성장률을 3.7%로 예측했다. 이에 앞서 모건스탠리도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3.8%로 전망 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데다 세계 경제의 둔화로 수출마저 부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데 물가 오름세는 심상치 않다.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에 비해 4.4% 나 오른 데 이어 생산자물가도 7%나 올라 1998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오름세는 더 심각하다. 이미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10일 평균가격'이 배럴당 36 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배럴당 44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국가의 석유 공급능력이 한계 에 이른 데다 정치 불안도 심각해 고유가 체제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75년과 80년에 나타났던 스태그플레이션도 오일쇼크로 인한 유가 폭등이 원인이었다.
최근 상황도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기는 고꾸라지는 양상이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 려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증권은 5일 보고서를 통해 "완만한 스태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지속될 것"이라 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행 박재환 부총재보는 "테러 등 외부 충격만 없다면 유가는 장기적으로 물가 압박요인이 안 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비관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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