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집엔 컴퓨터가 없어진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8-04 오전 9:35:00
[한겨레] ■새로 꾸민 MS 홈 전시관 가보니 모니터 대신 거울·천장 등 디스플레이장치로 활용
1초안에 방을 사무실로‥첨단장치가 옷 추천까지
폭 넓게 활용땐 부작용 우려‥사생활보호 장치 필요
‘컴퓨터 모니터가 벽이나 거울 속으로 숨고, 집과 사무실이 다르지 않다.

무선사물인식(RFID) 서비스가 가정까지 확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
에 있는 ‘홈’ 전시관을 최근 새로 꾸미면서 이런 내용을 추가했다. 엠에스 홈 전시관은 정보기술로 달
라질 가정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기 위해 만든 곳이다.

팜 히스 전시관 관리팀장은 “정보기술로 생활의 편리성을 높여주면서도 이전의 가정 분위기를 유지하
는 쪽으로 개념을 바꿔 컴퓨터 기기를 거울, 벽, 전등 커버 따위의 속으로 숨겼다”고 설명했다.

■ 컴퓨터가 사라진다=엠에스는 애초 홈 전시관의 현관문 밖 기둥에 방문자 지문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
는 장치를 달았으나 이번에 새로 꾸미면서 이를 없앴다. 대신 그 자리에 등을 달았다. 이 등에 손을 갖
다대면 현관문이 스르르 열린다.
지문인식장치도 등 속에 숨겨,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딱딱한 분위기를 없앴다.

거실, 화장실, 화장대 옆 등 집 안 곳곳에 설치돼 있던 소형 모니터도 대부분 사라졌다.
거실 한쪽 벽에 있던 소형 모니터는 메모지를 붙여놓는 게시판 속으로, 화장실과 화장대 옆에 있던 것
은 거울 속으로 숨었다. 게시판의 빈 곳이나 거울의 윗부분을 건드리면, 게시판과 거울이 디스플레이 장
치로 바뀌어 그림이나 문자를 볼 수 있다. 히스 팀장은 “냉장고나 장롱의 문, 천장도 모두 디스플레이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순식간에 집이 사무실로=신분증으로도 쓰이는 스마트카드로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집을 사무실로 바
꾸는 기술도 눈에 띈다. 홈 전시관의 여러 방 가운데 재택근무자가 사무실로 쓰는 방에는, 컴퓨터 모니
터 3대가 설치돼 있다. 한 대에는 게임 화면이, 나머지 2대에는 유치원 카메라에 찍힌 아이 모습과 집
밖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 화면이 각각 떠 있다.

모니터 옆에 놓인 카드 인식장치에 회사에서 발급받은 스마트카드를 꽂자, 순간적으로 모니터 화면이
바뀌었다. 게임 화면은 업무용 소프트웨어 실행 화면으로 바뀌고, 다른 모니터는 화상회의 준비 상태로
바뀌었다. 스마트카드를 빼면 곧바로 이전 화면으로 돌아온다. 히스는 “스마트카드를 꽂으면, 전화도
회사 구내 전화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동화책 장면이 대형 모니터에 표시되는 것도 이 곳의 볼거리다.
동화책을 계속 읽으면, 화면의 그림도 동화 내용에 따라 바뀐다.

출판사의 컴퓨터가 목소리를 인식해 그에 맞춰 배경 그림을 보내주는 것이다.

■ 거울이 옷도 골라주고=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 고민하며 옷장 옆 거울 앞에 서자,
그 날의 날씨와 기온에 맞춰 추천된 옷이 거울에 나타난다.

‘사이버코디네이터’가 옷장의 옷과 날씨 정보를 검색해 가장 적당한 옷차림을 추천한 것이다.

추천된 옷차림이 마음에 안들어 다른 재킷을 꺼내들자, 그에 맞는 바지나 치마를 골라준다.
골라준 옷을 입었을 때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마치 거울 앞에 서서 “거울아, 거울아 오늘은 어떤 옷을
입는 게 좋을까”라고 물으면, 거울이 “오늘은 이게 좋겠네요”라며 옷을 골라주는 격이다.

거울에 설치된 무선사물 인식장치가 옷에 달린 칩의 정보를 읽어 관리하면서 추천해주고 있는 것이다.
히스는 이 거울을 “그냥 거울이 아니라 음성인식, 무선사물 인식, 디스플레이, 초고속인터넷 접속 기능
을 가진 첨단 장비”라고 소개했다.

■ 사생활 보호 강화 전제돼야=엠에스의 새로 꾸며진 홈 전시관은 앞으로 어떤 기술이 등장할 지에 더
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는 장치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준다.

현재 무선사물인식 기술의 용도는 물류와 유통의 효율성 향상에 국한해서 논의되고 있다.
이 서비스에 사용된 칩은 해당 물품이 최종 사용자에게 팔리는 즉시 폐기된다고 설명한다.
반면 엠에스 홈 전시관은 무선사물인식 기술이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음을 엿보게 한다.
옷차림 추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옷차림 추천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제공자는 옷에 달린 무선사물인식 칩을 이용해 고객이 어떤 옷을 갖
고 있는지, 어떤 옷을 입고 외출했는지를 모두 알 수 있다. 식품회사들도 어느 가정에서는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지, 오늘 저녁으로 무엇을 해먹었는지, 그 집 냉장고에는 어떤 음식이 얼만큼 들어있는지 등
을 알 수 있다.

히스는 “이 곳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와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효용성을 보여준다”며 “프라이버시 보
호장치를 서둘러 강화하지 않으면 어떤 사회가 올 것인지를 엿볼 수 있도 있다”고 말했다.

레드먼드/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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