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 기술 "블랙박스 전략" 시동>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7-26 오전 9:58:00
국내 전자관련 업체들이 자기만의 신기술을 지키 기 위해 `블랙박스 전략'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블랙박스 전략'이란 기술이 공개되는 것을 막고자 아예 특허조차 출원하지 않 고 검은 상자에 꼭꼭 숨
겨둔다는 의미로 특허출원을 `악용'한 동종 업체의 모방으로 기술 지배력이 약화되거나 장기간 계속돼
사실상 실익이 없는 특허 분쟁을 회피하려 는 목적에서 나온 전략이다.

블랙박스 전략은 한국과 대만, 중국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일본업체들의 특허를 응용, 다른 특허
기술을 개발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수년 전부터 주요 일 본업체들이 사용해 오고 있다.

일본 샤프의 경우 CG실리콘 기술 등 LCD TV의 중요한 제조기술은 특허를 출원하 는 대신 사내 블랙박스
에 저장하고 일본 마쓰시타전기 역시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특허출원 포기는 물론 관련부서원이 아
니면 내부 직원도 접근도 금지하면서 신 기술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는 최근 기존 브라운관보다 두께가 15㎝나 얇아진 32인치 디지털TV
(DTV)용 초슬림 브라운관 `빅슬림(Vixlim)'을 개발하면서 핵 심 기술 일부에 대해 블랙박스 전략을 적용
키로 했다.

이를 적용한 TV 두께가 기존에 비해 22㎝나 얇아지면서 빠른 응답속도, 고해상 도 등 성능은 다른 평판
디스플레이 보다 앞서지만 두껍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브라 운관TV의 약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만큼 향
후 세계적으로 급성장할 DTV 시대에서 브라운관TV가 주류로 자리잡는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즉, 특허 출원으로 인한 로열티 수입보다는 독보적 기술력으로 세계 DTV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더 낫다
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함께 등록된 특허를 무단 도용한 업체와 특허분쟁이 발생할 경우, 수 년의 기간에 많은 경비가 들어
갈 수 밖에 없어 실익이 없다는 점 역시 핵심 기술의 블랙 박스 전략을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적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009150] 역시 일부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특허조 차 출원하지 않고 고도
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 수익사업 부문으로 휴대전화 등의 내부에 사용되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를 만드는 과정 중 세
라믹 파우더와 액체 용제를 섞어 슬러리(현탁액)를 만드는 배 치(Batch) 공정에서 용제의 종류와 섞는
비율이 제품의 성능을 가늠하는 핵심 기술 인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특허를 출원하지 않았다.

또 도자기를 높은 온도의 가마에서 굽듯 화로에 제품을 집어 넣어 세라믹을 단 단하게 하는 MLCC 소성
공정에서도 굽는 온도와 들어가는 기체의 양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천차만별인 만큼 기체의 종류와 양
그리고 기체를 넣는 시점 등에 대해서도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LG화학내 정보.전자소재 관련 사업부문에서도 일부 핵심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 를 내는 것 자체가 기술
을 공개하는 것과 같다는 판단 아래 아예 특허를 출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기술이 특허 등록됨으로써 얻는 이익보다는 부작용으로 인 한 고민이 더 큰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핵심 중 핵심인 기술에 대해서는 아예 외부 에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기술 지배력을 높이
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낫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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