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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는 사방에서 오른다.서·남·북은 중국, 동은 북한 쪽이다.무슨 팔자 타고나 남들은 한 번도못 오 르는 천지를 두루 네 방향으로해 거름 없이 오르느냐는 부러움 섞인질문에 나는 어느 산악인의 현답을빌 려 그 난처함을 모면한다.
‘천지가 거기 있기 때문에.’》
대도(大道)가 무문(無門)이라면 거산(巨山)은 무형(無形)이다. 어찌 표현해도 제 모습 보여주기는 애초 부터 불가능이다. 해발1000m의 광대한 용암대지 위에 솥뚜껑 하나 얹은 듯한 고원의 산악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반도의 남쪽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고.
고원 위의 산체 면적만 전라북도만 한 8000여km²다. 그 기반인 용암대지까지 포함하면 이 산은 동서로 310km, 남북으로 200km다. 남한의 3분의 2쯤 될 것이다.
뚱뚱하면 큰 키도 무색한 법. 북한 백두(개마)고원의 대홍단(직선거리 70km가량)에서 보니 백두산은 두 루뭉술하게 뭉그러진 둔덕 모습이다. 게다가 선 위치가 고도 1400m의 고원이다 보니 백두산은 해발 1300m급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니 백두산이란 근처에서는 그 거대함을 느끼기 어려운 산이다.
천지로 오르는 산악도로의 출발점은 중국과 북한이 좀 다르다. 해발 1000m의 산허리에 서·남·북 세 산 문을 설치한 중국은 각 산문을 두루 연결하는 환상형 도로의 산문을 통과해 제각각 천지를 오르는 도로 를 갖고 있다. 산문에서 천지까지는 50km. 북쪽과 서쪽은 분화구 밑까지 포장도로가 놓였고 천지까지 도 로가 놓일 남쪽은 현재 공사 중.
백두산 여행의 진수는 해발 1000m 지점부터 2600m까지 이어진 산악도로를 버스로 오르내리며 이 산에 깃 든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하는 데 있다. 그중 들꽃은 서·남쪽, 스키는 북쪽, 압록강과 압록대협곡은 남쪽의 진수다. 이깔나무(낙엽송) 숲의 천리수해(千里樹海)에서 사철 흰모자 쓴 백두산의 진면목을 제대 로 보는 곳은 북한이고.
백두산에서 천지만 찾는 이는 바보다. 천지 아래 사방팔방이 모두 백두산 아닌가. 그러니 천지에서 눈 을 돌려 주변을 살펴보라. 숨이 턱 막힐 만큼 아름답고 진기한 풍경을 볼 것이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반 경 수백km 용암대지를 뒤덮은 거대한 숲의 바다, 백두임해(白頭林海)다. 나는 감히 말한다. 백두산의 진 짜 모습은 바로 이 숲, 이 숲의 바다라고.
지린=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멍판잉 자연보호구 여유국장 인터뷰▼
“창바이산(백두산)이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재되도록 북한과 공동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러려면 산 의 자연환경을 더 잘 보존해야겠지요.”
우리의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해당하는 지린성 창바이산 국가급자연보호구 여유국에서 북파(北坡·북쪽산 악) 책임자인 멍판잉 국장(36·사진). 그는 3일 북파산문의 여유국을 찾아간 기자에게 이렇게 밝히고 “자연보호 의식을 진작시키는 생태기행(에코투어리즘)은 계속 추진하되 자연보호를 위해 입산객 수 제 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린성 자연보호구 여유국의 ‘젊은 피’인 멍 국장은 5년 전 생태기행 개념을 백두산 관광에 도입해 전 임지인 서파(西坡·서쪽산악)를 들꽃천지 트레킹 명소로 끌어올린 주인공.
“생태기행은 즐거움을 줌과 동시에 자연보호 의식도 일깨워주니 21세기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관광 (sustainable tourism)’이란 개념에 맞지요.”
그는 백두산의 화장실도 ‘4성급’(최고수준)으로 개선, 꽃도 있고 소파에서 쉴 수 있는 쾌적한 휴식 공 간으로 만들어 관광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지연봉을 따라 산행하는 외륜봉 종주는 금지된 상태로 위반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후세에게 손상되지 않은 천지의 자연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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