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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깝고 편한 곳에서 재미있게 실컷 놀 수 없을까?' 이런 생각 한번쯤 안해 본 사람 없을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확대 실시된 요즘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고 있으면서 저렴하고 다 양한 즐길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경기도 과천에 한번 들러 보는 건 어떨까. 서울과 가깝고 지하철로 접 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청계산 자락에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경마공원, 현대미술관 등 가족이나 연 인 단위로 찾기 딱 좋은 곳들이 한곳에 몰려 있기 때문. 가족과 연인, 두 팀이 지난 주말 과천의 명소들 을 샅샅이 둘러봤다.
대학생 커플 박원규(21.고려대 국문3), 이주미 씨(21.숭실대 정치외교3)는 꽉 짜여진 아르바이트와 공 부 스케줄 때문에 한동안 자주 만나지 못했다. 곧 군대를 가는 원규 씨에겐 이번이 주미 씨와 제대로 보 낼 수 있는 마지막 여름방학인 셈인데 이대로 지나갈 순 없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둘만의 특별한 소 풍을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학생인지라 멀리 떠날 수 있는 처지도 못되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은 원규 씨는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다 그는 갑자기 무릎을 탁 쳤다. "맞다! 거기야. 지하철로 갈 수 있고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곳." 바로 과천이다.
200여종 장미가 우리사랑을 반기네 ♥형형색색의 장미꽃길
지난 17일 아침 8시, 두 사람은 노원역에서 지하철 4호선을 탔다. 목적지는 '대공원'역. 갈아탈 필요도 없이 좌석에 앉아 mp3로 노래를 같이 들으며 한시간 남짓 지하철을 타고 서울대공원에 도착했다. 지하철 역을 나서자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오히려 비 덕에 한적해서 좋았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고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하늘 위로 스카이리프트가 공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1인당 4000원 하는 리프트를 타고 공원을 한눈에 보고 싶었지만 비가 오고 있기 때문에 다음 을 기약해야 했다. 그 대신 공원 입구쪽에 있는 커다란 호숫가를 산책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오리떼 가 날아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산책을 끝내고 장미원으로 들어갔다. 이 곳은 별도로 2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끝물임에도 비 를 한껏 머금은 장미는 꽃의 여왕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빨간색, 노란색, 하얀색…. 장미원에는 형형 색색의 장미 200여종, 2만여 그루가 있다. 꽃길을 나란히 걸으며 두 사람은 마냥 행복했다. 장미원 한 켠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방금 걸었던 대공원 호수와 멀리 관악산 전경이 한 눈에 펼쳐졌다.서울 근교에 이런 장관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산새소리에 우린 숲과 하나가 됐다 ♥'사귐의 숲'산림욕장
"어? 산림욕장?" 동물원만 있는 것으로 알았던 서울대공원에 산림욕장이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호기심 이 발동한 두 사람은 발길을 그곳으로 돌렸다. 산림욕장 가는 길목에 위치한 연꽃 연못에는 영화 '미술 관 옆 동물원' 촬영 장소라는 팻말이 있었다. "그 영화 참 재미있게 봤는데 여기에서 찍었구나." 두 사 람은 잠시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려 봤다.
서울대공원을 감싸고 있는 청계산의 천연림 속에 조성된 산림욕장은 총길이 7.38km, 5개 구간으로 나뉘 어져 있고 '선녀못이 있는 숲', '사귐의 숲', '생각하는 숲' 등 11개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옹달샘이 풀벌레 소리를 듬뿍 담아 맑고 깨끗하게 흐르고 다람쥐가 먹이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숲 속 에서 두 사람은 지저귀는 산새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숨을 깊이 들이쉬며 숲과 하나가 됐다.
'쏴~' 산림욕장 2코스 내리막길에서 물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자 커다란 인공폭포가 시원하게 낙하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대공원 나이애가라 폭포야." 폭포 근처 오두막에서 점심을 먹던 아주머니들이 알려 줬다.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주미 씨는 웃으며 집에서 준비한 샌드위치 도시락을 꺼냈고 두 사 람은 아주머니들과 함께 오두막에 앉아 폭포를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했다.
조절 저수지에선 물새가 날갯짓하고 ♥현대미술관에 가다
다시 산림욕을 재개한 두 사람은 숲 속에서 '조절저수지'란 숨은 명소를 발견했다. 대공원 호수와는 달 리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한 저수지는 마치 신선이라도 나올 듯한 묘한 분위 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멀리 물새가 날개짓하는 고요한 저수지를 바라보며 둘은 자연의 경이로움에 입 을 다물지 못했다.
"동물원을 돌았으니 이제 미술관에 가보자." 오후 3시께 산림욕을 마친 두 사람은 산림욕장 출구 옆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흐름과 세계 미술의 시대적 경향을 동시에 수용 하는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이라는 명성답게 비가 오는데도 많은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았고 볼거리 또 한 많았다. 다리는 조금 아팠지만 차분히 작품들을 감상한 두 사람은 마음이 살찌는 듯한 기분을 느꼈 다.
'달려!달려!' 신나는 야간경마축제 ♥이색적인 경마장 데이트
다음 코스는 경마공원. 오후 5시 께 걸어서 경마장에 도착했다. 두사람 다 경마는 처음. 특히 요즘은 야 간경마축제 중이라 볼거리가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하늘이 돕는지 비도 그쳤다. 예상지 를 파는 상인들, 입장을 위해 끝없이 줄을 선 자동차 사이를 뚫고 들어가니 '선덕여왕'이라는 이름의 백 마가 끄는 꽃마차가 대기하고 있다. 경마장 안으로 들어가는 이동수단으로 무료다. 신기한 듯 말을 한 번 쓰다듬어 보고 꽃마차에 올랐다. '따각따각' 말발굽 소리에 마음까지 경쾌해진다.
입장권을 끊은 원규 씨와 주미 씨는 경마장 안으로 들어가 컴퓨터용 수성 사인펜을 사고 본격 베팅을 시 도했다. 그런데 방식이 너무 복잡하다. "복승식? 이게 뭐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한참 헤매 던 둘은 결국 '초보자 경마 안내소'를 찾아내 베팅의 종류와 마권 구입 방법, 배당률 읽는 법 등을 지도 받았다. 그리고 가장 쉽다는 연승식에 도전했다. 찍은 말이 3등 안에만 들어가면 배당을 받는 방식이 다. 입상가능성이 높은 말 3마리에 표시를 한 뒤 모두 4000원을 내고 마권을 샀다. 둘은 관람대에서 경 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5시 30분. 드디어 제7 경주가 시작됐고. 저절로 벌쩍 일어선 두 사람. 마권을 꼭 쥔 두 손에선 땀까지 났다. "달려! 달려!"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응원한 결과 3마리 가운데 2마리가 3위 이내로 결승선을 통 과했다. "야호~" 첫 경마 도전 성공이다. 얼마나 딸지 잔뜩 기대하며 마권을 교환했지만 돌려받은 돈은 겨우 4800원. 그래도 돈이 목적이 아니었고 처음치곤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 위안하며 짜릿했던 순간을 잊지 않기로 했다.
승마장서 영화관람 잊지못할 데이트야 ♥추억 가득 안겨준 경마공원
저녁시간. 경마장 안 식당에서 우동을 먹은 두 사람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음료 시음행사에 참 여해 입가심까지 했다. 배가 든든해지니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듯했다.
경마공원 내 산책로는 서울대공원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 완벽하게 구성된 인라인 코스를 보며 주미 씨 는 "인라인 탈 수 있는 곳이 있는 줄 알았으면 가져왔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오후 7시 께 '주로내 공 원'에서 굴절망원경, 돕소니안 망원경, 반사망원경으로 별들을 보는 '별자리 관측 체험'을 하고 8시부터 는 승마경기장에서 상영되는 영화 '페이스'를 감상했다. 모두 야간경마축제 기간이라 할 수 있는 특별 한 경험들이었다.
영화가 끝난 밤 10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집으로 향한 두 사람은 몸은 피곤했지만 하루 만에 만들 수 있었던 수많은 추억 때문에 마음이 뿌듯했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일요일에 또 과천을 찾아 미처 들러보 지 못한 과천의 나머지 명소들을 찾아가 보기로 다짐했다.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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