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횟수 제한된 "지하철 정기권"은 생색내기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7-16 오전 10:28:00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버스노선 개편과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
는 지하철 정기권을 15일부터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하철 정기권은 그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다. 교통대란을 무마시키기 위한 이명박 서울시장의 졸
속 행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지하철 정기권은 상당한 '예외조항'을 포함한 채 시행을 예
고 하고 있다.

서울지역(철도청 운영구간 포함)에 우선 도입되는 서울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15일부터 판매되는 정기권
은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1만7600원에 판매한다. 또 오는 8월 1일부터 1개월 동안 사용횟수
를 60회로 제한하는 지하철 정기권은 3만5200원에 판매한다. 그러나 수도권 구간의 경우에는 11월부터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외국에서 말하는 정기권은 버스와 지하철을 포함한 모든 대중 교통수단을 정해진 기간 동안 횟수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가 내놓은 지하철 정기권은 지하철과 함께 가장 대표
적인 교통 수단인 버스에서조차 이용할 수 없는 방안이다. 게다가 서울시가 자랑처럼 내세웠던 지하철-
버스간의 무료환승 혜택은 받을 수도 없다.

그러나 14일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한 달간 60회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횟수를 제
한시켜 놓은 점이다.

서울시가 애초에 산정한 가격 3만5200원은 주5일 근무제를 기준으로 한 달 출근일자 22일로 정하고 왕
복 전철요금을 계산한 것이다. 즉, 800원(지하철 기본요금) x 2(출퇴근 왕복) x 22일(출근일자)=3만
5200원인 것. 여기에 보너스로 16회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대로라면 전철역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하는 시민의 경우 환승무료 혜택을 받지 못하
는 정기권을 사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다. 이 제도는 기본거리를 넘게 서울시내에서만 출퇴근하는 사람들
에게만 유리한 안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정기권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모두 집과 직장 혹은 학교만을 왕복하는 단조롭고 조용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서울시가 시민을 위한 지하철 정기권을 도입했다면, 사용횟수에 제한
을 두어서는 안된다. 회사에서 외근을 나갈 수도 있는 것이고, 저녁에 친구와 시내에서 약속을 잡을 수
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사용횟수를 제한한다면, 1개월 정기권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월말이 되면 정기권의 사용횟
수를 초과해 추가로 카드를 충전해야 한다.

그렇다면 1개월 정기권을 도입한 의미가 무엇일까? 특히나 서울시의 지하철 정기권처럼 버스에서도 사용
불가능한 반쪽짜리라면 이는 더더욱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1회권의 가격이 1.5유로이다. 이것을 놓고 서울시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을 한다
면, 1개월 정기권 가격은 66유로가 되어야 한다(1.5유로 x 2회 x 22일). 그러나 빈에서 통용되는 1개월
정기권의 가격은 45유로에 불과하다. 게다가 빈의 정기권은 1개월간 무제한으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버스와 트램(전차), 지하철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버스에서도 이용할 수 없고, 환승 혜택도 받을 수 없는 반쪽짜리 정기권. 게다가 60회라는 횟수 제한이
있고,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반년간은 사용조차 할 수 없다.

도대체 이럴 거면 뭐하러 정기권을 발행하는 것인지 그 속내가 의심스럽다. 그야말로 지하철 '정기
권'은 이명박 시장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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