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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4-07-16 09:00] “부산·경남은 학력수준 낮아 불리해” 고교생들 서울의 학원서 ‘방학 특강’ [조선일보 장준성 기자] 부산 K고 2학년 강모(17)군은 올 여름 방학을 서울에서 보낼 계획이다. 친구 5 명과 함께 서울 강남 J학원의 EBS 사탐·과탐(사회탐구·과학탐구)을 ‘원정 수강’하기로 했기 때문이 다. 강군 등은 사례비를 내고 친구 친척집에 머물며 학원을 다닐 예정이다. 강군 등은 “부모님들이 ‘부산·경남지역 학생들 학력수준이 전국 평균보다도 떨어지는 꼴찌 수준’이라며 걱정하다 내린 일종 의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여름 방학을 맞는 부산·경남지역 고교생들과 대학생들이 이른바 ‘서울 원정 학원 수강’ 또는‘취업대 비 서울 유학’을 떠나고 있다. 대학생들은 취업·유학에 대비, 토익(TOEIC), 토플(TOEFL), 지알이(GRE) 와 같은 영어시험을 올리기 위해 서울의 외국어학원을 찾고, 고교생들은 대입시험 준비를 위해 서울의 입시 학원가로 몰리기 때문이다.
경남 K대 영문과 4학년 이모(26)씨는 이번 달부터 60만원을 내고 서울 신촌에 있는 S영어학원의 토익반 과 영어회화반을 끊었다. 서울 목동 큰 아버지 집에 와있는 이씨는 “영문과를 다녔고 학교 주변에서 영 어수강도 해봤지만 서울에 와보니 확실히 우리 지역의 영어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왕 서울 올라온 김에 영어 점수도 올리고 서울 대학들 취업정보실이나 취업설명회 견학도 하고 내려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취업이 안될 경우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 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 종로의 A학원에서 토익 강사로 근무중인 정모(여·32)씨는 “대부분의 유명 강사와 학원은 물론, 각종 취업정보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부산·경남 등 지방 학생들이 여 러 가지로 불리하지 않겠냐”며 “이런 불리를 극복하기 위한 지방 대학생의 ‘단기 서울 원정’은 갈수 록 심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3들의 ‘서울 원정’은 ‘경남 지역 고3수험생들 학력이 전국 하위권’이라는 최근 학력평가 결과와 맞물려 올들어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마산시 미래한국인학원 교육평가실에 따르면 지난 달 24일 실시 됐던 전국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에서 경남도내 도내 인문계열 남학생과 여학생은 전국에서 각각 13 위를 기록했고 자연계열은 남학생 13위, 여학생 11위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어영역은 자연계열 남학생 과 여학생 모두 15위를 기록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경남 A고 2학년 정모(17) 군은 오는 16일 방학이 시작되면 곧바로 학원 강사 로 있는 서울 대치동 이모 집에 가 있기로 했다. 전교 상위 1%에 들어가는 정 군은 “부산에서 과외도 받고 학원도 다녀봤지만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며 “EBS 전국 수능강의가 시작돼 전국 모든 학생 들이 고른 혜택을 받는다지만 서울 애들은 이마저도 쪽집게 요령이나 학원 나름의 ‘노하우’로 정리한 다는 소문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정군의 계획은 40일 동안 대치동 B학원에서 오전·오후반에 걸쳐 논술 및 EBS 사회탐구·과학탐구 수강 을 하고 밤에는 이종사촌과 함께 영어·수학 개인과외를 받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갈 비용만도 한 달에 350만원이 넘는다.
부산·경남지역 학생의 ‘서울 학원 원정’은 강군, 정군 등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강남 J학원 국어 교사 김모(43)씨는 “지방에서 방학을 이용해 서울 학원으로 오는 학생들이 많지만, 특히 부산·경남 지 역 학생들의 비율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며 “우리 학원의 경우 한반 30~40명 학생 중에 부산·경남 지역 학생들이 평균 4~5명꼴로, 지난 해보다 5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3학생들의 ‘서울 원정’ 효과에 의문을 표시하는 견해도 없지 않다. 노량진 A학원 부원장 이 모(47)씨는 “전국 EBS 수능 강의가 이뤄지면서 서울과 부산·경남지역의 입시교육의 질적 차이가 얼마 나 큰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며 “수능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지역 수험생들의 심리가 불안해졌 다는 점이 서울 원정 러시의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준성기자 peac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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