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노인 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정치인은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회색 파워(gray power)란 말까 지 있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부를 법정으로 끌고 간 플로리다주의 선거 결과가 대표적인 사례 로 꼽힌다.
당시 조지 W 부시 후보가 동생이 주지사인 플로리다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고령자를 위한 의료보험의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노인 비중이 가장 큰 플로리다에서 이 공약이 먹혀들어 접전을 벌일 수 있었다. 50세 이상의 은퇴자 3000만명이 가입해 있 는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단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인구 보너스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르다. 인구 보너스 단계란 생산연령층이 많고, 어린이와 고령자에 대한 부담은 적어 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한 상태를 말하는 인구학적 용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와 7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의 비중이 가장 크고 다음 세대의 인구는 저출산으로 급격 히 줄고 있다. 그러나 인구 보너스의 이점을 얼마 누리지도 못한 상태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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