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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참치 잡아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대형 그물 등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漁具)를 ‘컴퓨터로 쉽고,빠르고,값싸 게’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의 부경대 해양생산관리학과 이춘우(46) 교수는 전통적으로 수작업으로 이뤄져온 어구의 설계를 컴 퓨터로 할 뿐 아니라 어구가 실제 바닷속에서 작동하는 모습도 컴퓨터로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 발,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어구설계도를 컴퓨터로 그리는 것.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직접 필기구로 설계도를 그 리던 것과 달리 이 교수는 트롤·선망·연승 등 중요한 어구의 기존 설계도 및 설계원리를 분석,설계기준 을 도출함으로써 각 어구의 설계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 건축 설계도를 요즘 컴퓨터 프로그램 으로 설계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
이 교수는 더 나아가 이렇게 해서 그려진 설계도에 의해 제작될 어구의 성능을 미리 평가하기 위해 어구 가 실제 만들어지면 바닷속에서 어떤 모양을 하게 될 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 발했다. 인공 수조를 통한 모형실험이나 실제 어구에 센서를 달아 계측하는 실물실험이 효율적이지 못 한 데 따른 것.
이 교수는 수치적 데이터로 얻어지는 어구의 각 부분별 위치 및 움직임을 실제 어구가 수중에서 움직이 는 것과 같이 모니터에 3차원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영화 ‘메트릭스’에서 가상 공간에 실제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과 유사한 내용이다.
이 교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여러 가지 어구들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물실험으로 얻은 결과 를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한 바 오차범위 5% 정도의 매우 정확한 시뮬레이션 연출이 가능했다”고 설 명했다.
이러한 기술의 효과는 무엇보다 시간과 비용의 대폭 절약. 기존 방법에서는 수작업에 의한 설계와 축소 된 모형어구의 제작 및 실험에 최소 한 달 이상의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드는 반면 새기술로는 설계에 1∼2일 또는 수시간밖에 걸리지 않고,바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성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절감되는 비용을 현시점에서 수치적으로 계산하기는 힘들지만,초기 소프트웨어 구입비용 을 제외하면 거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수산대 어업학과를 거쳐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수산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가 이처럼 세계적으 로도 생소한 분야에 뛰어든 것은 이 기술의 선점이 국제 수산업에서의 입지 확보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 각에서였다. 실제 이 교수팀은 프랑스 해양연구소와의 경쟁에서 앞서감으로써 국제 수산 분야 IT(정보 기술)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참고자료와 시행착오,그리고 무엇보다 2001년 교수와 학생들만으로 창업한 벤처기 업 MPSL을 끌어가는 데 필요한 자금과 세무·행정 처리가 어려움으로 닥쳤다.
그러나 이같은 어려움은 2002년 8월 처음으로 참가한 노르웨이 국제박람회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보여 준 관심과 격려로 바뀌었다. 또 이를 계기로 노르웨이·일본의 연구소·기업 등으로 어구 설계·평가 소프 트웨어가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에피소드 하나. 노르웨이에 처음으로 어구설계 프로그램을 납품,흥분해 있을 때 프로그램이 제대 로 실행되지 않는다는 문의가 들어왔다. 이 교수팀은 며칠을 잠을 못자며 고민했는데,결국 문제는 그곳 에서 사용하는 단위와 우리가 사용하는 단위가 틀리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밝혀져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는 게 이 교수의 회고.
이 교수는 “앞으로 유럽시장을 넘어 미국 등 미주와 아시아시장도 적극 개척할 계획”이라며 “이번 컴 퓨터 설계시스템의 개발로 저렴하게 어구를 설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으므로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어구 모델을 개발,트롤·선망 등 부가가치가 큰 어구를 생산·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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