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정","오륙도"는 배부른 소리인가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18 오전 9:44:00
청년실업 큰 문제라
동네방네 쑥덕쑥덕

사오정 퇴직준비
한가한 개소리라

오륙도 돌아 가소서
도둑이면 어떠리!

-자작시

1997년 IMF위기 이후 노동시장에 대한 지속적 구조조정의 결과 평생직장 개념의 퇴색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대, 특히 청년실업의 문제가 노동사회 전반에 만연하면서 노동문화는 절망적이라고 하겠다.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직장생활을 하겠다면 도둑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직장인
들 입에 널리 오르내리고 있는 현실이 오늘의 노동문화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또한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라 여기저기서 야단이란 점도 우리의 노동현실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내 나이 이제 마흔이다. 나 또한 사오정이 아니 될 수 없기에 이미 2년간의 주말부부 생활을 마쳤다.
아내는 IMF이후 다시 대학에 가서 안경사 자격증을 따 나의 퇴직을 대비했다. 안경점이라도 열면 내가
실직해도 먹고 사는데 궁색하게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아이 딸린 아줌마가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만은 않았다. 나 또한 주말부부 생활동안 가족의 감
사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족과 헤어져 있는 시간은 참으로 길게만 느껴졌다. 나이 40이 못 되
서, 직장생활 시작한 지 10년도 못 되 사오정 오륙도란 말이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현실
이란 점에 너무나 참담했다.

지금 나는 현재의 직장을 평생일터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니 생각할 수 없다고 해야 옳은 말이다.
평생직장으로 생각한다면 오륙도가 되겠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도둑놈이 되기는 정말 싫다. 굶어도 도
둑질은 싫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자존심이 상하면 참지 못하고 반드시 받은 만큼 되돌려 준다.

그러니 내가 사오정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닌가. 그렇다고 입발린 소리의 달인이나 문제가 발생하
면 본질을 허공에 뛰어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하면서 뒤로 빠지는 순발력과는 사돈의 십촌은 넘는다.
성질 급한 놈이 정면돌파로 앞장서다 보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알면서도 어물어물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니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아닌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파푸아 뉴기니 중앙정부 농업 목축부 정책 기획실에서 계약 공무원들과 함
께 2년간 일을 한 적이 있다. 현지인이나 외국에서 온 계약 공무원들은 대개 2년 또는 3년 단위로 계약
으로 일을 했다. 말하자면 소위 철밥그릇, 평생직장 개념으로 일하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끝나 갈 때
면 자신의 능력과 경력, 희망연봉 등을 고려해서 그 곳에 재계약을 하든지 아니면 다른 곳에 계약해서
일하는 것을 보았다.

그 때 나는 2년간의 계약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서 반년 동안 다음 일터를 찾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
을 겪었었다. 뉴기니섬에서 떠나오기 전 계약공무원으로 함께 일하자는 그들의 제의를 거절하고 돌아
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아직도 한국의 노동시장에서는 연봉제를 운운하면서도, 그렇다고 평생직장
의 개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재취업이 일반화 되지 않아 젊은 실업자와 함께 사오정은 곧 인생 종친 것
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40대에 회사를 그만두면 대략 남은 인생 30년 가운데 20년은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남 장에 가는데
따라 간다고 너도 나도 구멍가게 사장(자영업)이 된다. 한국만큼 소위 사장이 많은 나라는 지구상에 없
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나도 사장을 꿈꾸고 있다. 청년실업이 큰 문제라고 하는데 내가 사오정이니 오
륙도를 들먹이면 염치없는 짓일까. 지금 무엇보다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고용 및 직업정책이 요청되는
시점이라 본다.

<오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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