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스팸메일, 이젠 그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10 오전 10:07:00
인터넷은 ‘쓰레기천지’인가. 편지함을 열 때마다 원하지 않은 상업성 스팸메일이 쏟아져 들어온다.
‘수신 거부’를 선택하고 특정 단어가 들어 있는 메일을 자동삭제하는 필터링 기능을 설정해도 별 소용
이 없다. 이메일주소 추출 프로그램이나 이메일 데이터를 팔고사는 불법행위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탬메일 피해 1인 1년에 13만원"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3일 “스팸메일을 뿌리뽑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을 개정해 규제
대상을 기존 전자우편에서 전화, 팩스, 전자적 전송매체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모든 광고
메일 끝에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스팸
메일 수신 거부 의사를 밝힌 소비자의 이메일·전화번호 등 28만여개를 인터넷 쇼핑몰 등 통신판매업체
2만7000여 곳에 통보해 이 주소로 또다시 스팸메일을 보내면 법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정
보보호진흥원(kisa.or.kr)은 신고단추만 누르면 스팸메일 내용이 자동으로 첨부돼 불법스팸대응센터
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이달 말부터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다.


■ 심각한 스팸 피해

나라리서치(nararesearch.co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사용자 가운데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은 약 2058만명이며, 이 가운데 스팸메일을 받아본 사람은 전체의 98.9%인 2037만명에 이르는 것
으로 나타났다. 개인이나 기업들이 스팸을 받고 지우는 데 따른 사회·경제적 총 손실비용은 연간 2조6
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네티즌 한사람당 스팸메일 때문에 1년에 13만원의 피해를 본다는 계산
이다.

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스팸메일 유통건수는 2001년 1인당 하루 4.7통에서 2003년 4월 현재
39.4통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음란 스팸메일 비중이 18.5%에서 63%로 증가했다. 청소년은 물
론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마구잡이로 발송되고 있는 음란 스팸메일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음란 스팸메일은 대부분 메일릴레이 기능을 이용해 아이피 추적을 피하고 있다. 서버가 외국에 있는 사
이트에서 발송되게 만들어 국내법의 통제를 빠져나가는 수법이다. 무작위로 메일주소를 긁어가 스팸메
일을 뿌려대 국제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조앤 배론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소장은 지난달 24일 고
건 국무총리를 찾아 ‘한글 스팸메일’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해 한국발 스팸메일 때문에 외국
에서 제기된 민원은 모두 6만2000여건에 이른다.

옵트인 대 옵트아웃

스팸메일을 막기 위해 수신자에게 사전에 동의를 얻은 뒤 광고메일을 보내는 ‘옵트인’(opt-in) 방식
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보보호진흥원이 지난 1일 개최한 ‘스팸 규제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현행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채택하고 있는 ‘옵트아웃’(opt-out) 방
식으로는 스팸메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고, 오히려 양산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며 옵트인 방식
도입을 주장했다.

옵트아웃은 메일이 일단 발송된 뒤 수신 여부를 묻는 사후동의 방식이기 때문에 스팸메일 유통량 감소
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수신자가 거부 의사를 밝혀도 무시하고 계속 메일을 보
낼 가능성도 있다.

안성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보통신정책국 스팸담당과제책임자는 “오스트리아·덴마크·독일 등 8
개 유럽국가가 옵트인 방식을 이미 채택했고 프랑스·영국·오스트레일리아 등도 옵트인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팸메일 규제를 위한 법률 제정을 위해 세계 공통의 스
팸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하고, 내년 중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워크숍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옵트인 정책을 지난해부터 자체실시한 결과 피시급 서버 1대로 스팸의 약
80%를 차단하고 있다”며 “키워드검색 광고와 타깃 이메일마케팅기법 등을 활용하면 중소업체들도 저
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옵트인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스팸메일을
100% 정확하게 차단하는 솔루션은 없다고 잘라말한다. 기술적 솔루션은 스팸메일이 아닌 것을 스팸메일
로 판단해 차단하거나, 반대로 스팸메일을 스팸메일이 아닌 것으로 판단해 통과시킬 수 있는 한계가 있
기 때문이다.

정준현 선문대 법대 교수는 “업체와 거래관계가 존재하거나 광고메일 수신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경우
엔 메일을 허용하는 ‘역옵트아웃’을 고려해야 한다”며 “광고메일에 반드시 발송자 이름과 주소를 밝
히는 아이피실명제를 채택하고, 어린이 보호를 위해선 전용도메인 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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